[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대한체육회와 대한테니스협회의 '관리단체 지정' 갈등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23일 대한체육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장 보궐선거를 강행했다. 24일 주원홍 후보가 새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원홍 신임회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협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자신들과 논의 없이 치러진 이번 선거 인준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였다. 대한체육회는 대한테니스협회가 빚부터 갚길 원했다. 반대로 대한테니스협회는 회장을 뽑으면 채무는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입장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거를 강행한 것 자체로 관리단체 지정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신임 회장은 "우리는 체육회가 내세운 조건을 다 충족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테니스협회는 미디어윌에 46억1000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비용이다. 대한체육회는 테니스협회가 채무 감소를 위한 노력을 포기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의결했다. 하지만 테니스협회가 미디어윌을 설득했다. 미디어윌도 테니스협회가 관리단체로 전락하는 사태를 원하지 않았다. 미디어윌은 대승적인 차원으로 잔여 채무를 전액 탕감해주겠다고 공문으로 약속했다. 대한체육회는 5월 31일 실시한 이사회에서 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1개월 유예했다. 대신 공문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니 공증을 요구했다.
이 기간 테니스협회가 회장을 새로 뽑았다. 테니스협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공석이었다. 정희균 전 회장이 사퇴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보궐선거가 성사되지 않았다. 테니스협회가 선거를 추진하자 대한체육회는 중단을 요청했다. 당면 과제인 빚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봤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채무 관계 해결이 우선이지 선거를 먼저 하는 게 우선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체육회가 선거 재개를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이 됐기 때문에(문제의 소지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테니스협회도 나름 사정이 있다. 미디어윌은 테니스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채무 탕감을 약속했다. 테니스협회 내부에는 불안감이 존재했다. 회장이 공석인 상태로는 대한체육회의 조건을 이행하더라도 관리단체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테니스협회는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 일단 새 회장을 선출한 뒤 채무 탕감 공증까지 받아서 대한체육회에 제출을 완료했다. 주원홍 회장은 법적 대응도 불사할 태세다. 주원홍 회장은 "유예 기간 동안 선거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인준이 되지 않으면 가처분 신청을 해서 법으로 다툴 수밖에 없다. (대한체육회가)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원만하게 타협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공은 대한체육회로 넘어갔다. 유예 기간이 끝나는 30일이 곧 다가온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 공증으로 채무가 완전히 면제가 됐다고 볼 수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다만 선거를 강행한 부분은 체육회 정관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서 이 또한 검토하고 있다. 사실 이는 단순히 테니스협회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협회에서 주장하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70~80개 회원 단체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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