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고민이 많았어요."
지난 6월28일 경기를 마친 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했다. 두산에 0대10으로 패배하며 2연패 빠졌던 상황.
이 감독의 선수단 단체 미팅은 개막 이후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선수단의 분위기를 지적했다. 28일 경기에서 SSG는 에이스 김광현 카드를 냈지만, 실책이 이어졌고, 타선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과를 떠나서 지는 과정이 너무나도 무기력했던 점에 대한 강한 질책이었다. 27일 KT 위즈전에서도 SSG는 8대17로 완패를 당했다.
대량 실점 패배와 함께 이어진 사령탑의 미팅 소집.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 이 감독은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초코파이와 자양강장제. 소소했지만, 이 감독의 메시지가 추가로 담긴 선물이었다.
이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한 번 웃을 수 있는 건 뭘까 했다. 선수들이 받고 '뭐야, 이거 감독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걸 고민했다. 재미있을 거 같았다"라며 "초코파이는 '정'이 담겼다고 하지 않나. 초코파이와 자양강장제를 준비했다. 또 매니저가 문구까지 써서 잘 포장해줬다"고 했다.
이 감독이 준비한 '분위기 반전 카드'는 통했다. 하재훈은 "(최)정이 형이 있다"라는 농담을 단체 메신저창에 남겼고 선수들은 한바탕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SSG는 29일과 30일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경기력이 확실히 달라졌다. 29일에는 타선이 화끈하게 살아나면서 6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30일에는 투수진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접전 상황을 이겨내고 3대1로 승리를 잡았다.
이 감독은 "그거(초코파이와 자양강장제) 때문에 이겼다고 하면 고맙지만, 선수들의 임하는 자세가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감독이 메시지를 전달한 게 선수들에게 좋은 효과를 냈다고 보여지는 게 기분 좋고 고맙다"고 했다.
이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는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지나고 나서 느끼기 보다는 지금 인지하면다면 한 명이라도 더 집중하고 팬들에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가끔은 이렇게 하면 참 좋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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