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매우 수치스러운 짓이다.'
첼시 레전드 출신 존 테리가 자국 잉글랜드의 공영방송인 BBC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BBC 측이 유로2024 대회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조롱하는 자막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비록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존 테리는 호날두에게 같은 선수로서 공감대를 느낀 듯 하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2일(한국시각) '전 첼시 주장 존 테리는 호날두의 실축에 대해 농담을 한 BBC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테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호날두의 실축 순간에 BBC가 내보낸 자막을 캡쳐한 사진과 함께 'BBC, 이건 수치스러운 짓이야(BBC this is a disgrace!)'라고 분노했다. 테리가 캡쳐한 방송 화면상에는 키커로 나선 호날두의 모습과 함께 'Misstiano Penaldo'라는 자막이 떠 있었다. 호날두의 이름을 비꼬아 페널티킥 실축을 조롱한 자막이다.
호날두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2024 16강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며 확연히 무뎌진 골 감각을 보여줬다.
심지어 페널티킥마저 놓ㅊ쳤다. 호날두는 연장 전반 13분에 팀 동료인 디오구 조타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 호날두는 오른쪽 구석을 노려 찼다. 그러나 현재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철벽 수문장인 얀 오블락이 기막힌 반사신경을 앞세워 호날두의 슛을 막아냈다.
호날두는 결국 울었다. 자신이 골을 넣지 못하는 바람에 포르투갈은 승부차기로 넘어가야 했다. 자칫 패배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호날두는 승부차기가 시작되려 할 때 동료들의 품에서 울었다. 동료들의 위로를 받은 호날두는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이번에는 오블락을 뚫고 골을 넣었다. 결국 포르투갈은 승부차기 3-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EPL 레전드인 테리는 호날두의 심정을 이해했다. 선수시절 경험을 토대로 페널티킥 실축이 얼마나 상처가 되는 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에 관해 조롱에 가까운 자막을 단 BBC에게 분노하며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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