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올 시즌 들어서 가장 좋은 피칭이 아니었나 싶네요."
지난달 30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평소보다 선발 투수 교체를 빠르게 가지고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산 선발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 당시 SSG는 최지훈-추신수-최정-한유섬-박성한-김민식-박지환-전의산-정현승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최정과 박지환을 제외하면 모두 좌타자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원준은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2로 좋지 않았다. 더욱이 우완 사이드암 투수는 좌타자와의 승부가 쉽지 않다. 최원준은 12경기에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6푼3리에 달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최원준은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5이닝 2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2회초 1사 후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에서 폭투가 나와 출루가 이어져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줬지만, 이외의 피칭은 깔끔했다.
이 감독은 "좌타자가 7명이 나와서 빠르게 교체 타이밍이 올 수 있겠다 생각하고 준비는 하고 있었다"며 "최원준이 이전보다 스플리터가 확실히 좋아져 헛스윙과 범타를 많이 유도했다"고 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조웅천 코치와 함께 체인지업을 연습했다. 좌타자를 묶을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고, 현역 시절 사이드암 투수로서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장착해 크게 재미를 본 조 코치가 전담 마크맨으로 나섰다.
조 코치의 현역 시절 체인지업은 고영표(KT)와 흡사했다는 평가다. 체인지업 구속부터 각도까지 폭 넓게 고민이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체인지업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좋지만, 자칫 공이 휘는 각도가 잘못 형성될 경우 타자의 방망이가 나오는 결과 비슷해서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꾸준하게 연습을 했지만, 체인지업 장착은 쉽지 않았다. 결국 방향을 바꿨다. 체인지업 대신 스플리터를 더욱 가다듬었다. 최원준은 "아무래도 체인지업이 쉽지 않더라. 던지는 느낌 이런 게 나와는 잘 맞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일단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효과는 제대로 봤다. 이 감독은 "비록 와일드 피치로 주자를 내보낸 뒤 희생플라이로 실점을 했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피칭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둔 만큼 최원준은 후반기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예정이다. 전반기를 4승으로 마친 가운데 2021년 이후 닿지 않은 두 자릿수 승리도 꿈은 아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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