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KFA)의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돌아보며 '축구인들이 행정 분야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지난 9일 JTBC, KBS와 잇달아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해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축구인들은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 출신은 축구 현장에, 감독 선임과 같은 행정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지난 5달간의 A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KFA 전력강화위원 소속 일부 지도자의 안일한 인식을 꼬집은 박주호 전강위 위원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은퇴 후 KFA 부회장, 강원FC 대표이사 등을 지낸 이 위원은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거스 포옛과 다비드 바그너, 홍명보 세 명의 (최종후보)감독에게 의사를 물은 뒤 전강위 위원들과 소통을 한 후 발표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 협회는 정보 보안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는 5개월간 감독 선임을 위해 함께 노력한 위원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협회가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두 명의 외국인 후보를 유럽에서 만나고 귀국한지 이틀만인 7일 홍명보 울산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내정 사실을 발표했다. 이 이사는 8일 브리핑에서 홍 감독이 리더십, 최근 성과, 빌드업 전술 등 8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감독 선임 절차상의 문제가 없으며, 정몽규 축구협회장으로부터 권한을 일임받아 자신이 직접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사령탑 다섯달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해결했다.
후폭풍은 계속됐다. 전강위 소속이었던 박주호 위원이 8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감독 선임 절차상의 문제, 일부 동료 위원에게서 받은 부당한 대우 등을 지적했다. 이에 협회는 하루 뒤인 9일 전강위 내부 일을 폭로한 것은 비밀유지 서약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협회가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급 지도자와 접촉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위원은 "(클롭급은)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었다. 그래서 나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팬들이 만족할 감독을 모셔오지 못한 부분은 안타깝다"고 했다. 혼란을 야기한 '클롭급 감독 접촉' 발언에 대해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은 "팬들을 실망하게 했다는 것이 이번 감독 선임의 가장 큰 문제다. 지금까지 협회가 여러가지 행정적인 실수를 했다. 그럼에도 이번엔 믿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실수가 계속 반복되면 그건 실력이다. 이제는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가 축구인이든, 축구를 좋아하는 누구든, 지혜를 모아서 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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