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케인, 너라도 우승해 다오'
'영혼의 듀오'가 팀을 떠난 뒤 홀로 토트넘 홋스퍼를 지탱해 온 '캡틴' 손흥민(32)이 결승전을 앞둔 옛 동료를 향한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무관'의 서러움을 함께 공유한 영혼의 듀오, 해리 케인(31)을 향해 "우승하기 바란다"고 기원한 것. 케인은 현재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4 결승에 올라가 있다. 상대는 이번대회 막강 전력을 보여준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에서 2014~2015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8시즌 동안 함께 해온 '영혼의 파트너'다. 토트넘의 프랜차이즈 스타 케인과 한국 출신으로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가능성을 보이다 합류한 손흥민이 '영혼의 단짝'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EPL 무대에서 잠재력을 만개하며 특급 윙어로 성장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케인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 사상 최다인 47골을 합작했다. 아예 EP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콤비네이션은 케인이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끝났다.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뒤 팀의 주장이자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모두 책임지며 온몸을 내던져 케인의 빈자리를 메웠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뮌헨으로 떠난 케인이 야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떠나간 옛 파트너를 전혀 원망하지 않으며 오히려 성공을 기원했다. 자신이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이번에는 반드시 이루길 소망했다.
토트넘 구단은 12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유로2024 결승에서) 누가 우승할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손흥민은 "어려운 질문이다"라며 한숨부터 쉬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와 스페인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강팀이다. 물론 결승까지 오른 경기들을 돌아보면 스페인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더 나아 보일 수 있다.
잉글랜드는 늘 고전 끝에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부터 1승2무로 어렵게 통과했다. 16강 슬로바키아 전에서는 선제골을 허용하고 끌려가다가 제이든 산초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연장에서 케인의 결승골로 8강에 올랐다. 8강은 승부차기 끝에 통과했다. 준결승전에서는 네덜란드에 역전승을 거뒀지만, VAR(비디오판독) 오심 논란이 이었다.
이런 전력 때문에 손흥민은 선뜻 잉글랜드의 손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잉글랜드가 승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는 오로지 '영혼의 파트너'였던 옛 동료 케인 때문이다. 손흥민은 "케인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그는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며 진심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이 옛 동료를 위해 진짜 의리를 발휘한 것이다.
과연 케인이 이런 손흥민의 응원을 발판 삼아 유로2024 우승을 따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결승전은 15일 새벽 4시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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