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한 초특급 고교 유망주 선수를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정밀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했다. 규정 위반은 아닌데, 국내 구단들 사이에서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최근 메이저리그 A 구단 스카우트는 국내 한 고교를 찾아가 B 선수에 대한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했다. A 구단은 메디컬 테스트에 앞서, KBO를 통해 신분 조회를 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신분 조회를 한 상태에서의 메디컬 테스트는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타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불평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보통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국내 유망주들과 계약하기 전에 메디컬 테스트를 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A 구단 같은 경우는 단순한 메디컬 테스트가 아니라 동체 시력과 신체 반응 등 아주 세밀한 부분들까지 전신 스캔 수준으로 전부 체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디테일하게 메디컬 테스트를 하는 것은 계약 직전 단계, 구두로 계약 조건 협의를 끝난 상태에서나 하는 정밀 검사다. 하지만 그 후로 A 구단은 B 선수와 한참이 지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조금 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KBO리그 구단들 사이에서 역차별이 아니냐는 불만이 다시 터져나왔다.
현재 KBO리그 구단들은 어떠한 사유로도 계약전 지명 대상자인 아마추어 선수들과 접촉할 수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연맹(KBSA) 사이에 체결된 협정서를 보면 사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한다. 협정서 제 2조 (아) 항목에는 <지명 이전 사전 접촉(지명 대상 선수에 대한 메디컬체크 실시, 선수 계약과 관련한 구체적인 금액, 조건 등에 대하여 선수, 선수의 법정대리인, 소속학교 감독, 코치 등과 논의)이 확인되었을 경우 구단은 해당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하고 선수는 3년간 프로 구단 등록을 금지한다>고 표기돼 있다.
때문에 프로 구단들은 사전 접촉에 대해 민감하고,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없게끔 단속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신인 지명 대상 아마추어 선수들의 신체를 측정해 템퍼링 의혹이 일기도 했는데, KBO 조사위원회가 "해당 구단들은 유소년 아마추어 스포츠 활성화 사업 진행과 관련해 아마추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측정했기 때문에 사전 접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무혐의 판정이 났다. 논란 속에 일단락 됐지만 그만큼 감시하는 눈이 많은 예민한 문제다. 좋은 유망주에 대한 사전 옥석가리기가 구단 미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구단들은 지명 대상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하거나 계약과 관련한 사전 접촉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오히려 유망주들에게 쉽게 접근해 신체 정보까지 미리 얻고 계약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수 있으니 "규정 자체가 역차별이 아니냐"는 불만이다.
그래서 최근 KBO 단장 회의인 실행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해외 스카우트의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무분별한 메디컬 체크와 테스트 등 사전 접촉으로 국내 스카우트들이 불이익을 받는 부분에 대해 KBSA와 협의하여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등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 10개 구단의 현재 입장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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