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 "엄마, 아빠 목소리 다 들려요."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은 짜릿한 준결승 진출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날 승리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남은 2경기, 한 경기씩 차분하게 정상을 향해 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년 파리올림픽 여자단식 8강전서 난적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5위·일본)를 2대1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안착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두 번째 올림픽에 4강까지 갈 수 있어서 너무 기분좋다. 다음 경기가 있으니까 또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은 이날 1게임 열세를 딛고 2, 3게임에 반전을 이뤄냈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1게임 때는 상대 선수의 스피드를 따라가는데 급급했다. 이후 경기장에 바람이 많이 분다는 걸 좀 이용해서 상대를 2게임부터 몰아붙이려고 했다. 3게임서는 야마구치가 지친 게 보여서 과감하게 했더니 잘 풀렸다"고 말했다. 이날 바람의 영향이 커서 경기하는데 다소 힘들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초반 열세에도 안세영은 낙담하지 않았단다. "긴장이나 부정적인 감정은 들지 않았다. 그냥 난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임했다."
8강전이 이번에 가장 힘든 관문일 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서는 "저도 가장 걱정했었다. 다음 경기도 당연히 힘들겠지만 오늘 경기가 정말 힘들었던 경기였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렇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안세영은 이날 오전 일찍 체육관에 나와 몸을 푸는 등 정성을 보였다. 그랬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저녁 경기보다는 아침 경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피곤하거나 힘들거나 그런 건 없다"며 '아침형 젊은 피'의 기운을 과시하기도 했다.
승리를 확정한 뒤 한국 응원석을 향해 특유의 포효를 했던 안세영은 "너무 기분이 좋았고, 부모님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현장에서 응원하는 부모님께 감사의 뜻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엄마와 아빠의 특유의 목소리가 다 들린다. 경기장에 입장할 때 부모님이 어디에 계신지 먼저 스캔을 한다"며 웃음을 선사하는 등 안세영은 부모님에겐 여전히 '어리고 사랑스러운 딸'이었다.
안세영에게 이제 2경기가 남았다. 안세영은 "2승이라 생각하면 너무 멀지만 하루 한 게임, 한 게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 꿈에 도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해 주세요"라고 외쳤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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