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리도 7시 경기를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됐다."
KBO리그의 '오피니언 리더'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폭염 시즌에 맞춰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혹서기 만이라도 저녁 7시에 경기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염 감독은 지난 주말 3일 동안 롯데의 제2구장인 울산에 내려가 생고생을 하고 올라왔다. 전례 없던 폭염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2일 경기는 KBO리그 최초의 폭염 취소. 하지만 3일 경기가 강행되며 문제가 발생했다. 염 감독은 "선수, 팬 안전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항의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BO는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 중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경기 후 문제가 발생했다.
LG와 롯데 통틀어 7명의 선수가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탈진 증세를 보인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4일 경기가 취소됐기에 망정이지 이날까지 경기가 열렸다면 선수들의 몸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었다. 1승이 소중한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은 탈진 증세에도 출전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염 감독은 "우리 나라도 날씨가 열대 지역같이 변하고 있다. 다른 때는 몰라도 7월부터 9월 정도까지는 경기 시간을 7시로 늦춰야 할 것 같다. 주중, 주말 관계 없이 말이다. 6시30분 시작이라는 게 예전 신문사 마감 때문에 정해진 시작 시간이다.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밝혔다. KBO리그는 주중 경기 6시30분에 시작된다. 주말은 계절마다 다르다. 개막 시점에는 오후 2시에 열리다 혹서기에는 오후 6시, 5시 등 개시 시간이 다양하게 나뉜다.
염 감독은 "6시30분에 시작하면 팬들도 (퇴근 시간 등을 이유로) 제 때 못 오신다. 보통 7시가 돼야 경기장이 꽉 찬다. 여름철에는 팬도 좋고, 선수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6시30분에 시작 안하면 죽는 것도 아니고, 7시로 30분 늦춘다고 팬들이 갑자기 줄어들 것도 아니다. 뭐가 더 효율적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폭염에 주말 5시에 시작하면 다 죽는 거다. 특히 잠실구장 3루쪽 원정팬들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거다. 해가 길 때는 주말도 7시에 시작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구단들은 홈팬들이 해를 등지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더그아웃을 사용한다. 잠실구장(LG, 두산 베어스)의 경우 홈팀이 1루를 사용하는 반면, 광주(KIA 타이거즈)와 대구(삼성 라이온즈)는 홈팀이 3루를 쓴다. 해가 떴을 때, 구장 모든 곳이 해를 피할 수는 없으니, 홈팬 관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염 감독은 마지막으로 "관중이 정말 많이 늘었다. 평일에도 거의 만석이다. 팬들이 더 쾌적하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지금은 야구 시작도 전에 지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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