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전4기로 일군 우승이다.
윤이나가 4일 블랙스톤 제주에서 펼쳐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면서 웃음을 되찾았다. 올 시즌 3번이나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이번 대회에선 폭염 속에서도 나흘 간 꾸준한 기량을 선보인 끝에 우승 결실을 맺었다.
올 시즌 윤이나는 투어 정상급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15차례 대회에서 절반 이상인 7번을 톱10 피니시로 장식했다. 3번의 준우승 외에도 3위 1회까지 톱3에 4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2년 전 '오구플레이'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그가 KGA(대한골프협회)와 KLPGA가 차례로 징계를 3년에서 1년6개월로 경감하며 올해 복귀하자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상위권 성적을 거둬도 환호와 찬사보다 비난의 목소리가 비수가 되어 날아왔다. 이럼에도 윤이나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한 끝에 결국 정상에 섰다.
가장 큰 버팀목은 팬이었다.
윤이나가 징계 결정 후 봉사활동 등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기간에도 팬들의 사랑은 식지 않았다. 5000명이 넘는 팬들이 KGA와 KLPGA에 '장래 유망한 어린 선수에게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선처 탄원서 릴레이를 펼쳤다. 징계 경감 및 복귀가 확정된 뒤에도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이번 대회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면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개막전 첫 라운드를 마칠 때 부담감에 짓눌려 눈물을 쏟았던 윤이나도 매 대회마다 라운드를 마치고 팬들과 만나는 짧은 시간만큼은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 양아인 팀장은 개막전부터 이번 대회까지 매 라운드마다 날씨에 개의치 않고 코스 한켠을 지켰다. 김정수 대표, 우도근 대표는 백방으로 뛰며 선수 지원 뿐만 아니라 팬 미팅, 봉사활동 등 '프로 선수 윤이나'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타이틀스폰서사인 하이트진로 역시 윤이나의 재기를 든든히 응원해온 '키다리 아저씨'다.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참고 자식을 감싸 안은 부모의 마음도 빠질 수 없다.
윤이나는 "징계 결정 후 3개월 간 집 밖에 나가질 못했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때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말씀이 큰 힘이 됐다"며 "힘든 순간에 부모님이 없었다면 나는 못 버텼을 것 같다. 복귀 후에 상금을 받아 전해드려도 부모님은 '네가 벌어온 돈'이라며 한 푼도 못 쓰시더라"고 밝혔다.
윤이나는 "내게 선물 같은 우승이 찾아왔다. 다시 골프를 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우승 퍼트라는 순간을 다시 맞았다"며 "힘든 순간에도 주변에서 저를 많이 엇나가지 않게,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해주신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으로 이 자리에 다시 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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