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지구촌이 화들짝 놀랄 일이다.
'월드스타'로 거듭난 김예지(31·임실군청)가 기자회견 도중 실신했다가 회복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김예지는 9일 오전 전북 임실군 전북특별자치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경련과 함께 쓰러졌다.
임실군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김예지는 10분 만에 의식을 회복했지만 곧바로 전주 대자인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주 대자인병원 응급의학과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과로에 따라 휴식이 필요하다"면서 "혈액검사와 CT 검사, X-레이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안정을 취해야 하며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인일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실군 사격팀 곽민수 감독은 "예지가 이런 적은 처음이며 지병은 없다. 7월 중순부터 계속 일정이 있었고 피로가 쌓이고 취재진이 많이 오면서 긴장한 것 같다"며 "의료진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했으며 많이 자고 많이 먹으라는 조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의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오예진(19·IBK기업은행)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주행 영상' 덕분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예지는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에서 42점을 쏴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모자를 뒤로 쓴 채 마지막 발을 쐈고, 차가운 표정으로 표적지를 확인한 뒤 권총 잠금장치를 확인했다.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에도 미소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러한 '여전사' 같은 모습에 SNS는 떠들썩해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극찬했다.
김예지는 7일 빛나는 메달을 목에 걸고 사격대표팀과 귀국했다. 5세 딸의 '엄마'인 그는 '유쾌한 예지씨'였다.
김예지는 고마운 분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아기 목에도 (메달) 걸어주고, '많이 무겁지?'하고 싶다. 감사한 분밖에 없다. 계속 얘기하다보면 (집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또 "일론 머스크님께서 사격을 많이 알려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부족한 결과지만 나에게 이렇게 감사하다고도 해주고, 많이 축하해주셔서 내가 오히려 더 감사드린다. 사랑한다, 진짜. 사격 파이팅"이라며 "내가 생각지도 못하게 각광을 받게됐다. 나보다는 일론 머스크 덕분이 아닐까 싶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통한의 0점'으로 본선 탈락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실제로 0점을 쏜 것은 아니고, 3초 내로 사격을 마치지 못해 0점으로 처리됐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많이 기대하고 응원해주셨을 텐데 '빅이벤트'(0점)를 선사하는 바람에 여러분의 실망이 커졌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 (2026년) LA올림픽을 다시 준비할 생각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그때는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다."
김예지의 사격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오늘 조금 우울하고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해도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 오늘 있던 일 중 하나 정도는 행복한 일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냥 지금 하는 일이 너무 그렇게 크게 차지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하루에 있던 좋은 기억 하나로 잠드시면 어떨까 싶다"며 "책을 잘 읽지 못한다. 읽으면 졸립다(웃음). 따로 명언을 읽은 것은 아니고 말을 하다보니 감동을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주위에 미소를 선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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