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1일 청주구장.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에 4-0으로 앞선 6회초 2사 1, 2루. NC 김형준은 한화 장시환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5회초 우월 솔로포에 이은 연타석포이자, 사실상 이날 승부의 향방을 가른 쐐기포.
천천히 베이스를 돌고 홈을 밟은 김형준은 먼저 득점한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나눴다. 대기 타석에 서 있던 캡틴 박민우도 빠지지 않았다. 박민우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김형준을 진하게 끌어 안으면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김형준은 이 장면에 대해 "(박)민우형과 특별한 말을 나누진 않았다"면서 "다들 연패 기간 내색은 안 했지만 응어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민우는 이날 정상이 아니었다. 전날 1회초 파울 타구가 발에 맞아 타박상을 안고 있음에도 이튿날 출전을 자원했다. 그를 리드오프로 배치한 NC 강인권 감독은 "맞는 장면을 보고 걱정이 컸는데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며 "100% 컨디션이 아니지만, 주장으로 책임감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 아닐까 싶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11연패에 빠진 NC 선수단 모두 반등 하나만을 바라보고 나선 승부. 시즌 타율이 1할9푼3리에 불과했던 김형준도 다르지 않았다. 고교 시절 누볐던 청주구장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3연타석포를 쏘아 올리며 홀로 5타점을 책임졌다. 생애 첫 3연타석포이자, 지난달 12일 키움전 이후 한 달여 만에 본 손맛.
김형준은 "고교 시절에 청주구장에서 많은 경기를 했다. 주말 리그 뿐만 아니라 연습 경기도 이 곳에서 하곤 했다"며 "(홈런을) 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안난다. 준비했던 것을 되새기면서 타석에 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연패를 두고는 "점수가 나면 투수가 안 좋고, 투수들이 잘 막아주면 타격이 안됐다. 이게 생각보다 길어져 모두가 힘들어 했다. 나도 야구 인생에 이렇게 긴 연패를 한 게 처음"이라며 "포수라는 자리가 타석에도 서고 투수와 호흡도 맞추다 보니 팀 승리와 가장 연관이 많은 자리라 생각하는데, 계속 못 이기니 나름의 스트레스가 많았다. 오늘을 계기로 팀이나 나나 모두 잘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베테랑의 헌신과 그를 바라보며 의지를 다진 후배의 시너지가 악몽 같던 연패 탈출의 원동력이 됐다. 박민우와 김형준이 보여준 '브로맨스'의 의미가 적지 않은 이유다.
청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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