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귀한 선발 FA. 몸값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KT 위즈 엄상백이 데뷔 첫 선발 11승을 거뒀다. 엄상백은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⅔이닝 6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위기도 있었지만 무너지지 않고 이겨냈다. 엄상백은 초반부터 SSG 타선을 압도했다. 1회말 1-2-3번 타자 삼자범퇴, 2회말 4-5-6번 타자 삼자범퇴를 연속해서 기록했다. 3회 2아웃 이후 정현승에게 갑작스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추신수를 포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 선두타자 정준재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흔들림 없었다. 최정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엄상백은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2사 2루에서 한유섬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것이 아쉬웠지만, 추가 실점 위기에서 이지영을 초구에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KT가 5-1로 앞선 6회말. 마지막 위기. 엄상백은 또다시 선두타자 정준재에게 안타를 맞았다. 1아웃 이후 에레디아의 추가 안타로 주자가 쌓였다. 1사 1,2루. 한유섬에게 1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KT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점수 차도 있었고 엄상백에게 2아웃까지 맡겼다. 이지영에게 2루수 직선타로 2아웃을 잡은 엄상백은 주자 2명을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구원 등판한 김민이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KT가 9대3으로 대승을 거두며 시즌 11승(9패).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선발승을 쌓았다. 엄상백은 2년 전인 2022시즌에도 11승(2패)을 거둔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선발승이 10승, 나머지 1승은 불펜 투수로 등판해 챙긴 구원승이었다. 순수 선발 11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잔여 경기 등판 결과에 따라 자신의 선발 최다승 기록을 경신해 갈 수 있다.
엄상백은 "이번 SSG 3연전이 중요한 시리즈라고 생각했다. 선발 11승은 처음인데, 승리는 내가 잘 던진다고 해서 따라올 수 없다. 개인 승리보다는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내 뒤에 올라온 김민이 점수를 주지 않고 잘 막아줬다. 결과적으로 큰일 해줬다고 생각한다. 팀이 시즌 막바지에 5강 싸움을 하고 있는데, 연승으로 분위기가 올라와서 좋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2022시즌에는 평균자책점이 2.95로 자신의 커리어하이에 가까웠다. 올해는 좋은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차이가 워낙 커서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는 경기도 여러 차례. 때문에 평균자책점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24일 기준으로 엄상백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선발 투수 기준으로는 5.04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점은 꾸준한 로테이션 소화력이다. 선발 투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내내 로테이션 꾸리기에 벅찼던 KT지만, 엄상백은 가장 꾸준하게 공백 없이 등판을 지켜줬다. 가장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엄상백은 올 시즌을 마치면 첫 FA 자격을 얻는다. 올해 FA 예상 명단 가운데 선발 투수 자원으로는 최원태와 엄상백이 '투톱'으로 분류된다. KT는 올해 1월 또 다른 '국내 에이스' 고영표와 비FA 다년 계약으로 5년 최대 107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내년을 생각하면 엄상백을 잡아야 하는데, 몸값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지 시장 상황이 궁금해진다. 선발 자원을 노리는 타 팀의 동향도 살펴봐야 한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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