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성남FC와 "더 얻어야 한다"는 부산 아이파크.
같은 듯 다른 출사표였다.
1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29라운드에 앞서 김해운 성남 감독대행은 "이제 승리할 때가 됐다. 준비 잘 했고, 3주일 휴식기도 있으니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김 대행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이후 3연속 무승부, 일단 지는데 익숙했던 분위기를 바꿨고, 이날 결과에 따라 '탈꼴찌'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김 대행에게 이날 경기는 마지막 지휘봉이 될지 몰랐다. 지난달 실시한 신임 감독 공개모집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한 성남 구단은 오는 브레이크 기간 동안 새 감독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김 대행으로선 2개월 만에 1승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조성환 부산 감독은 "우리는 그동안 홈에서 얻지 못한 게 너무 많다"며 홈 경기 전적이 2승3무7패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홈 2승째를 챙겼던 조 감독으로서는 그동안 안방에서 잃은 것들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성남의 '벼랑 끝 필승의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눈치였다.
결국 조 감독의 안방 승리 집념이 경기를 지배했다. 부산은 이날 성남을 3대1로 완파하고,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를 달렸다. 5위 충남아산이 이날 동반 승리하면서 6위를 그대로 지켰지만 2주일 휴식기를 앞두고 홈팬들에게 시원한 선물을 안겼다.
조 감독 부임 이후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부산은 경기 초반부터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할 채비를 마쳤다.
'한 여름의 산타클로스'는 중고참 임민혁(27)이었다. 임민혁은 전반 3분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지점에서 대포알 같은 기습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키커 이승기와 짧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나온 준비된 패턴 플레이였다.
일찍 얻어맞은 '한방'에 성남은 위축된 듯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했고, 부산은 침착한 빌드업으로 주도권을 계속 이어갔다. 전반 추가시간 임민혁이 또 한번 번뜩였다. 페널티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의 파울 프리킥을 얻은 임민혁은 47분 키커로 나서 '북 치고 장구 치고'를 실행했다. 강하게 때린 슈팅이 상대 수비수 맞고 굴절되면서 오른 구석으로 꽂혔다.
임민혁은 지난해 FC서울에서 임대돼 부산에 왔다가 올해부터 완전 영입으로 '새로운 부산맨'이 됐다. 20세이하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서울, 광주, 경남 등을 전전하던 임민혁은 올시즌 5호골을 기록하는 등 완전히 정착한 부산의 새로운 구세주로 떠오랐다.
후반 34분에는 교체 멤버 이상준이 놀라운 작품을 선사했다. 센터서클 직전에서 역습 패스를 받은 뒤 상대 수비 2명을 따돌리고 단독 질주한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폭풍 드리블'을 연상케 하는 그림 같은 쐐기골이었다. 부산은 3분 뒤 페널티킥 실점을 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한편 김포에서는 김포가 전남을 4대3으로 꺾었다. 아산에서는 충남아산이 경남을 3대0으로 완파했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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