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반전 드라마가 있을까 싶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크리스 세일이 메이저리그 데뷔 15년 만에 사이영상을 첫 수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세일은 4일(이하 한국시각)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6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펼치며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세일은 16승3패, 평균자책점 2.46, 205탈삼진을 마크했다. 160⅔이닝을 던져 WHIP 1.01, 피안타율 0.218, 9이닝 평균 11.54탈삼진과 1.90볼넷. 양 리그를 합쳐 평균자책점, 탈삼진 단독 1위이고, 다승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과 공동 1위다. 이 정도면 사이영상은 따논 당상이다.
때마침 ESPN이 이날 발표한 포스트시즌 진출팀, MVP, 사이영상, 신인왕 등에 대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NL 사이영상 수상자는 세일로 모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 소속 기자와 해설위원 18명 가운데 15명이 세일을 NL 사이영상 수상자로 예상했다. 나머지 3명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잭 휠러를 선택했다.
다만 ESPN은 '세일의 NL 사이영상 ESPN BET 배당률은 -650으로 1위지만, 두 가지 측면 즉, 투구이닝과 시즌 막판 투구내용에서 그가 유일한 후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세일은 2021~2023년 합계 151이닝을 이미 넘어섰다. 그의 9~10월 통산 평균자책점은 3.69, 피OPS는 0.739로 월간 단위로 가장 저조하다. 반면 휠러는 그런 커리어가 없다. ESPN BET 배당률은 +450인데, 그 정도면 아주 훌륭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세일의 수상을 견제할 수 있는 후보로 휠러를 들고, 중요성이 떨어지는 몇 가지 기록을 예로 들어 논증한 것이다. 즉 세일이 유력한 후보라는 걸 애둘러 강조했다고 보면 된다.
요즘 사이영상 평가 기준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평균자책점이다. 이어 투구이닝, 탈삼진의 비중이 크며 WHIP와 피안타율, 진기록 등이 다뤄진다. 세일 말고 NL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ESPN의 언급대로 휠러다. 그는 13승6패, 평균자책점 2.63, 183탈삼진, WHIP 0.98, 피안타율 0.196을 마크 중이다.
아직 정규시즌은 4주 정도가 남았다. 세일과 휠러 모두 5번 정도 선발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일이 유리한 위치인 것은 맞지만, 남은 등판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세일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투수 먹튀'로 꼽힌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인 2019년 3월 5년 1억45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그러나 계약 직후인 2019년 8월 1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마치고 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로 기나긴 '재활 터널'에 들어갔다.
결국 2020년 3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세일은 1년 5개월에 걸친 재활을 마치고 2021년 8월 복귀했지만 또 다시 IL에 오르며 9경기를 던지는데 그쳤다. 2022년에는 오른 갈비뼈 스트레스 골절로 또다시 IL에서 시즌을 맞은 뒤 7월 잠깐 복귀해 2경기를 던지고는 왼손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시즌을 마감했다.
작년에는 왼쪽 어깨 부상으로 6월 초 IL에 올랐다가 2개월여 쉬고 8월 12일 복귀했다. 다만 그는 작년 20경기에서 102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30을 나타내며 재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고, 결국 작년 말 트레이드를 통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세일은 지난 1월 애틀랜타와 2년 38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하고 2026년에는 18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걸었다. 그는 올시즌 3선발로 시작해 아직 한 번도 IL에 오르지 않고 있다. 세일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인 2012년부터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인 2018년까지 현존 최고의 좌완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5년이 지나 나이 서른다섯에 다시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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