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례나 좌절을 경험했다. '최강야구'에서도 김성근 감독의 애증을 한몸에 받는 풍운아였다.
어느덧 1군 엔트리 한자리를 꿰찼다. 외야 수비는 경험 부족 티가 났지만, 타격 재능 하나는 이미 인정받았다. 키움 히어로즈 원성준(24) 이야기다.
요즘 유행하는 2년제 대학 출신도 아니다. 경기고를 마치고 프로 지명에 실패한 뒤 성균관대에 입학했다. 대학야구 명장 이연수 감독의 호된 조련을 거쳤다. '최강야구'를 통해 김성근 감독의 애정어린 채찍질을 몸과 마음에 걸쳐 뜨겁게 받아들였다.
두번째 드래프트 실패도 맛봤다. '최강야구' 동기 셋이 프로에 입문하는 사이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좌절을 곱씹었다. 하지만 가능성을 지켜본 키움 히어로즈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프로 입단과 함께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겼고, 퓨처스(2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6월 6일 정식 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 등록됐고, 이튿날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역전 3점포로 쏘아올리는 기적 같은 활약을 연출했다.
7월말 1군에서 말소됐지만, 외국인 타자 도슨과 이용규가 잇따라 시즌아웃되며 생긴 빈자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선발출전과 대타를 오가며 꾸준히 출전중이다. 올시즌 1군 성적은 타율 2할5푼5리(98타수 25안타) 2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8. 데뷔 첫해를 보내는 신인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날카로운 방망이는 물론 빠른 발도 인상적이다.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는 모처럼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키움의 선취점이 원성준의 발에서, 4점째 득점이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경기 후 원성준은 "오늘 경기는 내가 잘했다기보다 운이 많이 따랐다. 경기 전에 (김)혜성이 형이 주신 배트에 좋은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 혜성이 형에게 좋은 기운을 다시 돌려드리려 한다"며 웃었다.
이날은 KBO 신인 드래프트 당일이었다. 원성준에게 4년간 2번이나 좌절을 안겼던 무대다. 감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원성준은 "요새 타격 밸런스는 좋은데 몸이 따르지 못하는 느낌이다. 밸런스를 유지하며 스윙 스피드를 늘리고자 노력중"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시즌을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 잘 챙겨주고 가르쳐주시는 (송)성문이 형, (김)재현이 형, (김)태진이 형, 혜성이 형에게 감사하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이렇게 (프로 무대에서)열심히 뛰고 있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키움히어로즈에 지명된 모든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한다. 또 지명되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끝이 아니다. 기회가 올 때까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좋은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거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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