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성적인 칭찬에 질렸어.'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유명 여성 심판이 성차별적인 주변 칭찬에 경종을 울렸다. 자신을 향해 '섹시하다'는 칭찬과 별명이 쏟아지는 것에 반발해 개인 SNS 계정을 폐쇄한 것.
영국 매체 더선과 스페인 매체 마르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알바니아 출신의 여성 심판 에마누엘라 루스타(30)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성차별적인 메시지를 받은 뒤 계정을 삭제했고, 항의 의사를 표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루스타는 알바니아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체육교사로, 여성 축구심판으로도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화제의 여성이다. 그는 지난 19일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스포르팅-레알 마드리드전에서 휘슬을 잡기도 했다.
알바니아 남성 프로축구 1부리그(수페르리가)에서는 15경기를 소화하는 등 남성 중심의 심판 세계에서 '유리 천장'을 격파한 대표적 여성 심판으로 롤모델이 되고 있다. 알바니아 축구 최상위 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 알바니아 최초의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이라는 타이틀이 그가 남긴 업적이다.
하지만 빼어난 외모때문에 상투적으로 따라붙게 된 여성성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인해 많은 시달림을 받았던 모양이다. 특히 이번 여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현지 일부 언론에서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섹시한 심판'이라는 수식어로 심판 출전 소식을 알리자 루스타는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향해 심판이 아닌 '섹시 여성'을 탐색하기 위한 팔로우가 이어지자 루스타는 즉각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어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판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열심히 싸워야 한다. 유리 천장을 가루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심판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다. 좋은 판정을 내리려면 게임의 규칙을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집중력도 뛰어나야 한다"면서 "축구 심판으로서 일하는 것에 대해 존경심이 따라야 하고 정당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여성'이 아닌 '능력있는 심판'으로 봐 달라고 호소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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