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 이름이 남았으니…."
주현상(32·한화 이글스)은 지난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1 리드를 지켜내며 시즌 21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세이브로 이글스 우완투수 역대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05년 지연규, 2013년 송창식의 20세이브. 지난 19일에도 NC를 상대로 세이브 하나를 더한 주현상은 22일 롯데전에서는 4점차로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1이닝을 잘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인생 대역전'의 대명사가 되기 시작했다. 청주고-동아대를 졸업한 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유니폼을 입은 주현상은 입단 당시에는 내야수였다. 신인 시절이었던 2015년 103경기에 나갈 정도로 가능성을 주목받았던 그였지만, 좀처럼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2021년부터는 투수로 변신했다.
투수 전향은 인생을 바꿨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매년 50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2023년 12홀드를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는 마무리투수로 나서면서 어느덧 '이글스 역사'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주현상은 "내 이름이 남았으니 좋다. 다음 투수가 내 기록을 넘는다고 해도 내 이름이 또 나올테니 의미가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주현상의 피칭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리그 최고의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0.76으로 세이브 기록이 있는 선수 중 가장 낮다. 세이브 1위 정해영(KIA·30세이브)이 WHIP 1.26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는 김택연(두산·18세이브)이 WHIP 1.24를 기록한 걸 비교하면 주현상의 올 시즌 출루 억제는 더욱 빛난다.
최고의 마무리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주현상은 오히려 아쉬움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지금 돌아보면 더 많이 세이브를 할 수 있었을 거 같다. 블론 세이브를 한 게 아쉽고 후회도 남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팀 승리를 많이 지키기도 했으니 첫 해 치고는 뿌듯한 거 같다"고 했다.
마무리투수의 무게가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그는 "가장 힘든 상황이고, 압박감도 강해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또 8회 주자 있는 상황에도 나가는 경우도 많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다"라며 "그래도 상황이 되면 계속 올라가서 세이브도 하고 싶다. 마무리투수를 어떻게든 지켜내고 싶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좋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 준비를 잘할 거다. 내년에도 한 시즌 마무리투수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글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세이브 행진. 가장 의미있는 순간에는 류현진이 함께 했다. 그는 "첫 세이브를 기록했을 때도 (류)현진이 형 승리를 지켜냈을 때였고, 20세이브도 현진이 형이 던질 때 나왔다. 의미가 크다"라며 "현진이 형이 그래도 내가 나가면 이긴다는 믿음을 많이 주신다"고 이야기했다.
'마무리투수' 주현상도 내년에는 조금 더 성장할 예정. 주현상은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마무리투수를 하면서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다음 타자를 생각하는 여유도 생긴거 같다. 이전에는 이 타자를 무조건 상대한다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중후반쯤 지나니 다음 타자도 눈에 보이면서 힘들게 가야할 지, 이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하는 지에 대한 계산도 생기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의 마무리투수를 보유했지만, 한화는 22일까지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위치다. 5위 SSG 랜더스와는 4경기 차로 잔여경기에서 최대한 승리를 쌓은 뒤 경쟁팀의 상황을 봐야 한다. 주현상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초반에 많이 이겼다면 지금과는 순위가 달랐을텐데 그런 경기에서 졌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다. 내년에는 최대한 이겨서 계속 순위 싸움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는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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