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할 타자가 한명도 없는 팀. 하지만 풀시즌이 아닌 후반기로 기준을 바꾸면 어떨까.
후반기 한화 이글스에서 8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들 중 3할 타율을 넘긴 선수는 안치홍 채은성 문현빈 등 3명이다.
이들 중 FA 베테랑인 둘과 달리 문현빈은 올해 2년차, 20세 어린 유망주다. 지난해에는 2루와 중견수를 중심으로 내외야를 오가며 활약했다.
올해는 내야에 뿌리박았다. 시즌초 부진을 겪으면서 지난해보다 경기수(100→68경기) 타석(428타석→248타석) 안타(114개→68개) 등이 모두 줄어든게 아쉽지만, 그래도 후반기 타율 3할5리 OPS(출루율+장타율) 0.826을 기록하는 등 감각을 한껏 끌어올렸다.
한화의 6년만의 가을야구 도전은 아쉽게 좌절됐다. 그래도 '명장' 김경문 감독의 부임과 함께 모처럼 치열하게 5강 경쟁을 치른 시즌이었다.
9월 중순부터는 체력 부담에 시달리는 노시환을 대신해 3루수로 나섰다. 간혹 실책이 나오는 등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문현빈에게 최대한 많은 타석을 부여하고자 하는 사령탑의 용단이다.
문현빈은 좌타자임에도 우투수(타율 2할5푼4리)보다 좌투수(3할2푼8리)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특히 자타공인 '좌승사자'로 불리는 반즈(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0타수 5안타(2루타 1) 2타점의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문현빈은 이에 대해 "직구와 슬라이더 공략에는 자신이 있다. 왼손 오른손보다는 스트라이크존만 잘 설정하면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다. 지금은 오른손 투수보다 왼손 투수를 상대할 때 더 존 설정이 잘 되더라"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22일 대전 롯데전에서 반즈를 상대로 결승타를 치는 등 중요한 상황에도 나이답지 않게 주눅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실 반즈 상대로 친 안타는 행운의 타구가 많았다. 크게 의미두진 않겠다"고 설명했다.
"시즌초엔 결과에 의존했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스윙이나 수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문현빈은 "타순이나 포지션이 고정된 것보다는 일단 감독님께서 신경써주신 덕분에 시합에 나간다는 자체로 기분좋고 즐겁다. 나가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유격수 변신'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까진 2루와 3루만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한해 마음가짐이나 멘털 면에서 얻은게 많은 한해였다. 실전에 임하는 자세나 위기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내년에 비슷한 위기가 또 오면, 그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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