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레전드 배우 이순재가 '개소리'에서 '믿고 보는' 연기자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극본 변숙경, 연출 김유진)는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에피소드와 시원한 전개,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 요소,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따뜻하고 소소한 분위기 등으로 호평을 얻으며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특히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 시니어 5인방의 생활 밀착형 연기가 시선을 모았다. 그 중에서도 국민 배우에서 갑질 배우, 진상 배우로 추락한 후 거제도에 도피성 요양을 떠나 온 이순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돋보였다. 극 중 동명의 캐릭터, 연기자라는 동일한 직업을 연기하게 된 배우 이순재가 캐릭터와 하나되어 선보이는 호연에 시청자들의 고개도 저절로 끄덕여졌다.
먼저 이순재는 전매특허 '버럭' 연기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까마득한 후배 현타(남윤수 분)에게 잔소리를 퍼붓는가 하면, 자신이 저지른 사고를 수습하기에 바쁜 매니저 김철석(이종혁 분)을 향해 까칠한 태도를 보이며 원로 연기자의 고집스러운 면모를 표현했다. 하지만 급격히 찾아온 건강 이상에 무력해지고, 여론의 질타를 받은 후 한없이 풀죽어 있는 등 곤두박질치는 감정의 낙폭을 자연스럽게 그려 내며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거제도의 탐정 콤비로서 호흡을 맞출 견공 소피와의 케미스트리도 빛났다. 소피와의 첫 만남에서 짜증과 불편함을 내비치던 이순재는 자신이 개의 말을 알아듣게 됐다는 것을 알고 몹시 놀랐고, 이후 소피의 도움으로 한차례 위기를 벗어나며 마음을 열었다. 단순히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는 이순재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노상방뇨와 용변 실수하는 대목, 물세례 맞기, 넘어지기 등 모든 장면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배우 이순재의 투혼이 드라마에 입체감을 더했다. 실제로 이순재는 촬영 도중 건강 이상을 겪었음에도 대사를 모두 외우고 리허설을 철저히 하는 등 촬영에 진심을 다해 임하는 모습으로 현장의 모든 연기자와 스태프들의 귀감이 됐다.
지난 24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재는 "대사를 못 외우면 배우가 아니다. 우리는 평생 해온 일이라 숙달이 돼 있다"며 범접할 수 없는 프로의식과 연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좌중을 감탄케 한 바 있다.
이렇듯 이순재는 '개소리' 방송 첫 주부터 연기 경력 69년의 베테랑 배우다운 관록을 자랑하며 '이순재표 코미디'의 탄생을 예고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명연기와 캐릭터 소화력,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으로 최고의 장면들을 완성해내는 배우 이순재가 드라마 '개소리'를 통해 어떤 전율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2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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