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직원수를 적절히 조절하고, 건식 공정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직원수는 총 2만89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264명)보다 1691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22년 2분기 말 2만3747명에서 1년 새 3517명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 셈이다.
그동안 배터리 업계는 시장의 빠른 확대에 맞춰 인력 수급에 매진했지만, 최근 업계에서 불황이 지속되자 인력 확대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직원 수는 1만2511명으로 1년 전보다 718명(5.7%)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0년 12월 7500여명이던 직원 수를 해마다 1000여명씩 늘려왔지만 주춤한 것.
SK온은 3558명으로, 1년 전(3310명)보다 248명(7.0%) 증가했다. 지난해 말(3593명)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SK온은 지난달 26일 구성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삼성SDI의 직원 수는 1만2886명으로, 1년 전보다 725명(5.6%) 늘었다.
배터리사들은 인원 증가폭이 크지 않은 만큼 있는 직원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내 복지에 힘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충북 청주 오창에 연면적 2000㎡ 규모의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아동 입양 휴가제를 도입하는 등 직원들의 가정 활동 지원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SDI는 임직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검진 지원, 학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제도와 학술 연수 제도, 경영학 석사(MBA) 지원 등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SK온도 국내외 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3사는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건식 공정'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건식 공정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에서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로 만들어 금속 극판에 코팅하는 방식이다.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성능 향상에 이점이 있어 캐즘 이후 펼쳐질 배터리 전쟁에서의 핵심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SDI는 최근 충남 천안에 '드라이 EV'라는 이름의 국내 최초 건식 공정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분기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다. 상용화 시점은 2028년이다.
SK온은 미국 배터리 제조·장비업체 사쿠와 공동개발계약(JDV)을 맺고 기술을 개발 중이다. SK온의 셀 양산 기술과 사쿠의 건식 공정 노하우를 결합한다.
현재 대다수 배터리 기업은 활물질에 유기 용매를 섞어 액체 상태인 슬러리로 만들고, 이를 극판에 코팅하는 '습식 공정'을 가동 중이다. 습식공정의 경우 고열로 극판을 건조해 용매를 회수하는 시스템 설비가 필요하지만, 건식 공정은 이 절차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건식 공정을 도입하면 기존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가격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다.
또한 건식공정은 습식 공정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통상 전극이 두꺼울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는데, 습식 공정은 액체 상태인 슬러리 특성상 전극을 두껍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건식 공정은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의 혼합물이 고체 형태여서 전극을 두껍게 만드는데 용이하다.
업계 관계자는 "난이도 높은 건식 공정 기술이 완성되면 배터리 가격 경쟁력 강화로 캐즘 극복과 시장 지배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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