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뭐든 상관 없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 캡틴 나성범은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 스스로 만들고 싶은 장면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홈런이 없어도 좋다. 안타, 볼넷, 희생플라이 등 뭐든 상관 없다. 그저 팀이 득점하고,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면 4타수 무안타를 쳐도 상관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시리즈는 나성범에게 낯설지 않은 무대.
NC 다이노스 입단 4년차였던 2016시즌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웃질 못했다. 4경기에 14타수 2안타 3볼넷에 그치면서 고개를 떨궜다. 팀도 두산 베어스에 스윕패를 당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을 푼 건 2020시즌.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산을 상대로 나성범은 1차전에서 4타수4안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선 선제 솔로포, 역전 2타점 적시타 등 4타점 활약을 펼쳤고, 5차전에서도 3안타 경기를 펼쳤다. 한국시리즈 타율 4할5푼8리로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NC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 후 직캠을 들고 선수단 세리머니 장소를 누비고 스스로 얼굴을 비추며 포효하는 등 갖가지 모습으로 팬들을 웃음짓게 만들기도.
2022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150억원 FA계약을 통해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세 번째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심정은 어떨까.
나성범은 "앞서 두 번 해봤지만, 그땐 젊었고 지금은 베테랑이다 보니 아무래도 새로운 느낌"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여러 일들이 있지 않았나. 스프링캠프 출국날엔 정말 여러 생각이 들었고, 걱정도 컸다"며 "팬들에게 시즌 내내 정말 큰 응원을 받았고, 감독님 아래 선수들이 뭉쳐 이렇게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 뿌듯하다. V12로 화룡점정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론 '감각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기대반 걱정반이다.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기간 한켠에선 치열한 가을혈투가 펼쳐지고 있다. KIA 선수들도 틈틈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나성범은 "정말 수비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한 순간이 승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장면들이 많았다"며 "남은 시간 팀 훈련을 통해 보다 철저하게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상으로 뒤늦게 출발한 시즌. 102경기 타율 2할9푼1리(374타수 109안타) 21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8을 기록했다. 한때 극심한 침체기를 보내면서도 후반기 타율 3할(3할6리)을 기록하면서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컸던 시즌, 성공에 대한 갈증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나성범은 "시즌 내내 정말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시지 않았나. 그 분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을 생각하면 짜릿하다"며 "그저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 내 활약이 저조하더라도 동료들이 잘 하고, 팀이 이기면 그만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내 활약으로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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