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롱 출신' 전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가 전 세계 공격수들을 '광역 도발'해 화제다.
칸나바로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수비수 위주로 구성된 FC쉴드(방패팀)와 공격수 위주로 꾸린 FC스피어(창팀)의 '2024 넥슨 아이콘 매치'에서 쉴드의 4대1 대승을 이끈 뒤 "다시 한번, 공격수가 티켓(입장권)을 팔고, 수비수들이 트로피를 따낸다"고 소감을 남겼다.
티에리 앙리, 루이스 피구, 카카, 디디에 드로그바, 에당 아자르 등 슈퍼스타 출신 공격수들이 많은 관중(6만4210명)을 불러모은 경기에서 실속은 수비수들이 챙겼다는 의미다. 현역시절 이탈리아 대표팀의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을 이끌고, 같은 해 수비수로는 이례적으로 발롱도르까지 수상한 '월클 센터백'다운 발언이다.
칸나바로는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도 "이탈리아에서는 스트라이커들이 티켓을 팔지만, 수비수들과 함께라면 우승할 수 있다는 격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사람들은 골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여기곤 하지만, 골을 지키는 것 역시 정말 중요하다"고 수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공격수들이 발롱도르를 독차지하는 흐름에 대해선 "지금은 수비 철학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비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하기 위해선 팀의 리더가 되어야 하고, 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월드컵 우승을 따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특히 월드컵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나바로 감독이 이끈 쉴드는 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 카를레스 푸욜, 안드레아 피를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야야 투레, 에드윈 판 데 사르, 이영표 등으로 구성됐다.
쉴드는 마무리를 짓는 정통 스트라이커없이도 스피어를 압도했다. 야야 투레, 클라렌스 시도르프, 박주호, 마스체라노가 릴레이 골을 뽑았다. 스피어는 후반 막바지 환호와 함께 교체투입한 박지성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나선 스피어팀의 앙리 감독은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보통 이런 경기를 훈련에서 종종 하곤 한다. 그럴땐 주로 수비팀이 이긴다"고 했다. 박지성 역시 "선수 때도 공격팀이 수비팀을 이긴 적이 없다. 수비팀이 100% 이긴다"고 했다. 두 전설의 예측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바르셀로나 전설 푸욜은 친선 매치를 챔피언스리그로 바꿔놓을 정도의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얼마 전 은퇴한 '33세 영건' 아자르를 그야말로 꽁꽁 묶었다. 푸욜은 "감사합니다, 서울"이라는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 뒤 한국을 떠났다.
아이콘 매치는 넥슨의 축구 게임 'FC온라인'과 'FC모바일'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한 데 모여 이색적인 경기를 펼치는 이벤트 매치다. 지난 19일 1대1 대결, 파워대결, 슈팅대결 등을 가진데 이어, 20일 본 경기가 진행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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