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6회초 공격에서 추가 득점을 내느냐에 따라 2차전까지 달라진다."
양팀 모두 2박 3일을 준비한 6회초 상황. 삼성에게는 충격적인 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비로 인해 6회초 도중 중단됐다가 이틀 후인 23일 재개됐다.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공격. 그리고 무사 1,2루 찬스. 여기서 추가점을 내야 달아오르는 분위기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였다.
1차전이 비로 중단됐고, 이틀의 시간이 주어지면서 양팀 감독들은 6회초 상황에 모든 초점을 맞춰 준비에 들어갔다. 공격부터 시작하는 삼성 박진만 감독은 "6회초 공격에서 추가 득점을 내느냐에 따라 (원태인 다음)어떤 투수를 낼지 달라질 것이다. 2차전 선발 투수 역시 1차전 6회초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KIA도 재개되는 경기에서 어떤 투수를 먼저 올릴지 고심했다. KIA가 먼저 패를 꺼내보였다. 경기 중단 직전 마지막 투수였던 장현식 대신 선택한 카드는 전상현이었다.
무사 1,2루에서 먼저 타석에 선 삼성 타자는 김영웅. 초구 볼을 중단전 얻어내 1B 유리한 카운트였다. 과연 삼성이 김영웅 타석에서 어떤 작전을 가지고 나오느냐가 또다른 관건이었다.
강공이냐, 번트냐. 타자는 플레이오프에서부터 홈런을 펑펑 터뜨렸던 신흥 강타자 김영웅.
삼성의 선택은 번트였다. 전상현의 초구 143km 직구에 희생 번트를 시도했는데, 잘댔지만 코스가 너무 정직했다. 주자들이 뛸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포수 김태군이 바로 잡아 3루를 향해 던졌고, 2루에서 뛰어들어가던 르윈 디아즈가 포스아웃되고 말았다.
김영웅은 1루에서 살았지만 득점권 최전방에 있던 주자가 아웃되면서 번트 실패. 안전하게 주자 2명을 모두 득점권에 보낸 이후 박병호, 윤정빈에게 기대를 걸어보려는 작전이 완전히 실패했다.
결국 삼성은 김영웅의 번트 실패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윤정빈의 볼넷 출루로 희망을 이어갔으나 2사 만루에서 이재현이 투수 앞 땅볼로 잡히면서 2박 3일간 준비한 6회초 추가점 찬스를 허망하게 놓쳤다.
삼성 벤치도 과감하지 못했다. 김영웅은 올 시즌 번트를 거의 대지 않은 중심 타자다. 희생 번트 상황에 익숙하지 않다. 결과론이지만 번트를 대고싶었다면 김성윤 등 대타를 기용해 안전하게 주자들을 보내놓고, 그 이후를 기약하는 게 나을 수 있었다. 아니면, 플레이오프부터 좋은 감을 유지해온 김영웅에게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 스스로 찬스를 해결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나았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완전 후반이 아닌, 6회초인 만큼 김영웅을 너무 빨리 뺐다가 막판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대가는 가혹했다. 단 1점의 리드로는 KIA 타선을 끝까지 봉쇄하기 어려웠다. 7회말 불펜이 흔들리며 순식간에 4실점 했고, 이후 흐름을 완전히 빼앗기며 충격적인 1대5 역전패로 1차전이 끝나고 말았다.
이 한순간의 실패. 대가는 컸다. 삼성은 2박3일에 걸친 1차전 충격의 역전패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2차전을 넘어 시리즈 전체의 위기가 될 전망이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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