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루까지 전력 질주 못하면 경기에 안 내보낸다."
NC 다이노스 이호준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이 감독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나 "나는 한 베이스를 전력으로 뛸 수 있는 컨디션이 돼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성 타구가 아니면 1루까지 걸어가는 야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할 수 없는 선수들은 경기에 안 내보내려고 한다. 밑에서 기회를 얻으려고 계속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있는데 몸이 안 좋은 선수들을 내보내면 분위기가 좋아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많은 감독들이 취임식 때 꺼내는 얘기다. 전력 질주. 사실 프로 야구 선수가 타격을 하고, 1루까지 설렁설렁 뛴다는 건 팬들을 향한 예의가 아니다. 다리쪽 부상인데 뺄 수가 없는 선수라,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허락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선수는 아웃될 타구라고 아쉬워하지 말고 빠르게 뛰는 게 맞다.
그런데 왜 모든 감독들이 꼭 취임할 때 이 얘기를 하는 것일까. 그게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자리가 확실하다고 느끼는 주전, 베테랑 선수들에게서 그런 모습이 나올 때가 많다. 신임 감독은 그 느슨한 끈을 꽉 조이고 싶은 마음이 충만한 사람들이다. 그 의지의 표현을 전력 질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잘 지켜지지 않는 건 결국 감독들 때문이기도 하다. 시즌에 들어가면 이겨야 하고, 주전 선수들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 선수들이 한 두번 이런 플레이를 하더라도 눈감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급 선수에게는 한 번에 철퇴를 내리지 않는다. 선수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가, 선수단 분위기가 확 가라앉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
이렇게 대쪽같은 야구를 실천한 감독은 현재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의 두산 베어스 시절 정도가 생각난다. 한 초보 감독의 얘기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초보 시즌 중반 무렵 "처음 감독이 될 때는 정말 이렇게 해야겠다 많은 생각을 했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성적이 떨어지니 그런 청사진은 잊혀진지 오래였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었다. 처음에는 신인급 선수도 많이 기용하고, 확 바뀐 야구를 보여주려 하지만 결국 그 전 야구로 돌아가는 게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이호준 신임 감독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현역 시절부터 '카리스마' 하면 업계 최고로 손꼽힌 인물. 주변에서는 이 감독에 대해 "예냐 지금이나 똑같다"며 그의 화끈한 스타일이 변한 건 없다고 설명한다.
왠지 이 감독이라면 이 전력 질주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당장의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야구 철학을 밀어붙일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이미지와 기대감 때문에 NC가 그에게 중요한 감독직을 맡겼을 것이다. 과연 1년 후 이 감독의 첫 시즌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취임 일성을 지킨 감독으로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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