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팀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 어차피 결승전인데, 하루쯤 다치면 또 어떤가."
'양신' 양준혁의 독특한 만세 타법과 전력질주는 은퇴 후에도 여전했다. '딱' 하는 순간 옆을 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다.
다만 올해 나이 55세의 몸이 미처 따라주진 못했다. 수화기 너머 양준혁 전 해설위원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모교를 위한 경기니까 최선을 다했다"며 웃었다.
양준혁의 모교 대구상원고는 2024 노브랜드배 고교동창 야구대회 결승전에 진출, 군산상일고(전 군산상고)와 맞붙었다. 하지만 1대8로 패배, 아쉽게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군산상일고는 3년 연속 우승이다.
2022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18개 고교와 15개 일반 고교를 포함해 총 33개 팀이 출전, 모교의 명예를 두고 뜨거운 한판을 벌였다. 한국 야구 레전드부터 동호인까지, 모교의 이름을 가슴에 안고 뛰었다.
지난해 결승 리매치였다. 양준혁은 와신상담을 다짐하며 이만수 전 감독과 더불어 상원고의 일원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군산상일고는 마운드를 책임진 문용두, 오상민(전 LG 트윈스)의 존재감이 빛났다.
경기는 2회 일찌감치 7득점 빅이닝을 만든 군산상일고의 완승. 하지만 양준혁에겐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했다.
4번타자로 선발출전한 양준혁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0-7로 뒤진 4회말에는 이날 팀의 유일한 득점인 솔로홈런을 쏘아올렸고, 6회에는 오상민을 상대로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전력질주했다.
하지만 탈이 났다. 혼신의 뜀박질로 2루에 세이프됐지만, 다리 부상으로 교체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아쉽게도 모교의 패배는 막지 못했다. 양준혁은 "작년에도 준우승했는데, 올해도 준우승"이라며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올해야말로 우승하겠다고 벼르고 별렀는데, 아쉽다. 우리 선발이 20세 젊은 투수였는데, 큰경기가 되다보니 압박감이 컸던 것 같다."
66세 노장 이만수 역시 대타로 출전,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시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야구를 향한 열정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선배들이 흘린 땀은 곧 후배들을 위한 값진 선물이 됐다. 우승팀 군산상일고는 장학금 3000만원, 준우승팀 대구상원고는 1500만원을 받았다. 우승팀의 김성한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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