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우려를 많이 하더라. IOC가 정부와 협의 단계를 가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직무정지 통보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3일 인천공항 귀국 인터뷰에서 IOC의 우려를 언급했다.
이 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증인 출석이 예정된 지난 11일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세계올림픽도시연합 스포츠 서밋(스위스 로잔)'에 참석한 후 이날 오후 5시35분경 귀국했다. 출장기간 중 이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를 결정할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열렸고, 이를 둘러싸고 정부와 국회, 대한체육회 안팎이 내내 시끄러웠다.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이 대한체육회에 대한 한달간의 조사결과를 발표, 이 회장의 딸 친구 부정 채용 지시 혐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등의 비위 혐의를 들어 이 회장을 포함한 체육회 관계자 8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11일 문체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채용비리, 금품수수 등의 비위로 조사중인 이 회장의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1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평가지표에 의거, 이 회장의 3연임 도전 자격을 출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이어 13일 이 회장의 귀국 직전 이 회장 등의 비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배당된 사실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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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일정을 하루 앞당겨 13일 귀국한 이 회장의 일성은 스위스 로잔 국제 외교의 성과였다. '세계올림픽도시연합 스포츠 서밋의 의의, 국회 불출석 사유의 정당성, 2036년 올림픽 유치 논의(전북, 서울), 배현진 의원(국민의힘)이 국정감사에서 요청한 일제 강점기 고 손기정 등 11명의 선수에 대한 한국어 이름 영문표기 등 국적 회복 협의 성과 등을 소개한 후 이 회장은 정부 개입에 대한 IOC의 우려를 언급했다. "IOC의 현재 국내 상황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논란이 많은 (대한체육회장) 선거나 (NOC의) 오토노미(autonomy·자율성)에 대해 IOC에서 9월부터 계속 전화가 왔다. '제가 IOC위원이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가 생기면 안된다. 조용히 해달라, 자체적으로 해결이 잘될 거다' 이렇게 얘길 했는데, 이번엔 (로잔에) 가니 굉장히 우려를 많이 하더라"고 했다. "이젠 저 혼자 힘으론 안되고 IOC에서 어떤 미팅을 통해서 정부와 협의 단계를 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IOC가 문체부에 레터를 보낸다든지 하겠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이 회장은 "저도 잘 모르겠다. 논의를 해본다고 했으니 모니터링을 한 후 얘기를 듣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21분간 진행된 귀국 인터뷰에서 부정채용 등 일련의 비위 혐의에 대해선 "1%도 동의할 수 없다"며 적극 해명했지만, 3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고, 문체부를 상대로 발언의 수위도 낮췄다. 체육회장 직무정지 통보와 관련해 "그건 뭐…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으니 절차를 밟고 소명해봐야 한다"고 했고, "직무정지 통보가 탄압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답변을 유보하겠다"고 했다. "(문체부와)갈등의 원인을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는 현장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현장 사람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일하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줘야 구성원들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발휘되는데 그런 기회를 안주고 일방적이고 탑 다운 방식으로 군림하는 걸 우리가 고쳐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그런 걸 '싸운다'고 하는데 이건 싸우는게 아니다. 이걸 '극복'해야만 미래로 갈 수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고 했다. "생각의 차이이지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포츠공정위를 향한 정치권의 비판 여론,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기 시작된 상황에서 IOC의 우려를 언급한 이 회장은 "지방 체육회를 돌고 체육인들을 만나보고 역대 회장님들도 만나보고 구성원들과 논의해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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