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세대교체 의지가 확실히 느껴지네.
두산 베어스가 미래 방향성을 확실히 잡은 듯 하다. 허경민, 김재호만 봐도 의지가 읽힌다.
두산은 14일 21년 원클럽맨,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1985년생, 39세 선수. 사실 은퇴하는 게 이상한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두산의 팀 사정을 생각하면, 나름 큰 의미가 있는 결정이다.
두산은 김재호가 2014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김재호의 아성을 무너뜨릴 후배가 나오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 부임 이후 2년 동안, 두산은 세대교체를 위해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그리고 포스트시즌 중요한 경기에는 결국 김재호가 등장했다. 수비에서 김재호를 이기는 후배를 발굴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김재호가 은퇴하면, 당장 유격수 자리가 불안해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박준영이 열심히 해줬지만, 공격보다 수비에서는 안정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 부상도 많다. 이유찬은 외야 겸업까지 하고 있고, 전민재 역시 2% 부족하다. 누구 하나 대체자로 확실히 앞서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비에서 구멍을 내지 않을 수 있는 선수와 이별을 선택한다는 건 일단 뒷일 걱정하지 않고 세대교체를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김재호에 앞서 더 큰 사건이 있었다. 김재호와 마찬가지로 두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던 허경민이 KT 위즈로 FA 이적을 한 것이다. 허경민은 4+3년 총액 85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후 4년이 흘러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었다. 계약 기간과 금액을 늘리고 싶었던 허경민은 3년 20억원 옵션을 연장하는 걸 대신해 시장에 나왔다.
두산이 허경민을 잔류시킬 의지가 있었다면 영입 경쟁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산은 허경민이 KT와 4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허경민이 훌륭한 3루수라는 건 분명하지만, 세대교체의 대상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오버페이'를 경계한 것이다. 허경민도 내년이면 35세가 된다.
잘 하는 선수가 오래도록 좋은 활약을 펼치면, 그보다 좋은 건 없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나이를 먹고, 아무리 위대한 선수라도 나이가 들면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이 은퇴하기 전, 새롭게 그 자리를 채울 선수를 찾는 팀이 꾸준하게 성적을 낼 수 있다. 당장의 2~3년은 힘든 시간이 될 수 있지만, 그 고통을 겪어야 향후 10년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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