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낙승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승부가 일순간에 흔들렸다.
김택연이 흔들렸다. 김택연은 14일(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펼쳐진 쿠바와의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류중일호가 8-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랐으나 우월 투런포, 좌월 솔로포를 잇달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일언 코치에게 공을 넘긴 김택연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 구석에 앉아 한참 동안 글러브를 주물렀다. 뼈아픈 실투로 내준 홈런 두 방, 7점차 리드에서 4점차 추격 상황에 된 것에 대한 자책 등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김택연을 향해 더그아웃의 선수들이 하나 둘 씩 다가와 말을 걸었고, 그제서야 김택연의 얼굴에도 희미한 미소가 흘렀다.
류중일호는 김택연에 이어 등장한 정해영이 8회초를 잘 막았고, 마무리 박영현이 9회초를 책임지면서 4점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정해영은 경기 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순간 마운드에 올라 많이 긴장됐지만, 그래서 좀 더 집중하려 했다. 무조건 막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다행히 첫 타자 상대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좀 더 잘풀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택연과 나눈 이야기에 대해선 "많이 분해하는 것 같더라. '이겼으니까 괜찮다. 내일 네가 던져 이기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김택연이 오늘 두 개의 홈런을 내줬지만, 끝까지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 중간 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정해영 역시 "김택연이 내일부터는 무조건 잘 던질 것이다. 그만한 공을 가진 투수다. 모든 선수들이 격려해줬다. 나 역시 더 잘 던지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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