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유영찬이 너무 잘 해줬다."
3점차 패배로 끝난 한일전.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아쉬움 속에서도 유영찬(LG 트윈스)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유영찬은 선발 최승용이 1-0으로 앞서던 2회말 역전 2타점 적시타에 이어 주자를 쌓자 불펜에서 호출됐다. 소속팀 LG 부동의 수호신으로 9회, 빨라도 8회 등판이 익숙한 그에겐 너무나 빠른 타이밍. 그러나 유영찬은 구와하라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데 이어 3, 4회를 거쳐 5회 첫 타자까지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2⅔이닝 2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는 37개.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LG에 입단, 지난해 1군 데뷔한 유영찬이 2⅔이닝 투구를 한 건 2023년 6월 20일 NC전(2⅔이닝 4안타 1홈런 1사구 3탈삼진 3실점)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유영찬이 교체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직접 그를 맞이하며 어깨를 두드렸던 류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유영찬이 너무 잘 던졌다. (소속팀) 마무리인데 10타자를 상대했고 공도 37개나 던졌다.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찬은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전이기도 하고, 조금 일찍 나가게 돼 길게 던진다는 생각으로 욕심 안 부리고 자신감 갖고 좋은 피칭을 했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긴 이닝 투구에 대해선 "예정은 안 돼 있었는데, 경기 초반이어서 나름대로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며 "1점차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실점 없이 하나하나 잘 막아보자. 막으면 좋은 기회가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또 "상대 타자에게 신경썼던 부분은 없었다. 국내 타자를 상대하는 것처럼 자신 있게 하려 했다"고 밝혔다.
유영찬의 역투에도 한국은 다시 역전을 허용했고, 7회말 쐐기포까지 허용하면서 3점차로 패했다. 유영찬은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기고 싶은 건 모두 한 마음이었다"며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오른 마운드. 마무리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은 뒤 오로지 팀만을 생각하며 헌신했다. 국내 타자보다 한 수 위로 꼽히는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피칭을 펼치면서 대표팀의 동점, 리드 탈환 발판까지 마련해냈다. 비록 일본전은 패배로 마무리 됐지만, 대표팀은 유영찬이라는 새로운 세대교체 카드를 얻었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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