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토트넘이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징계에 대한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9일(한국시각)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내린 7경기 출장 정지 징계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FA는 지난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독립 규제 위원회는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해 FA 규정 E3을 위반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 7650만원)를 부과했다'라고 징계를 발표했다.
벤탄쿠르가 기소를 당하고 징계를 받게된 이유는 지난 6월 인종차별 발언 때문이다. 발단은 벤탄쿠르가 조국 우루과이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였다. 당시 벤탄쿠르는 인터뷰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질문을 하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라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답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었고, 벤탄쿠르의 사과에도 팬들의 분노는 잠잠해지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을 향한 팀 동료의 무례한 발언이었기에 더욱 실망감이 컸다. 이후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했다는 글을 직접 개인 SNS에 올리며 사건은 점차 수그러들었다.
다만 FA는 이 사건에 대해 좌시할 생각이 없었다. FA는 지난 9월 벤탄쿠르를 인종차별 등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부정 행위로 FA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고, 징계를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결국 이번 발표로 벤탄쿠르는 다가오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일정을 시작으로, 풀럼, 본머스, 첼시, 사우스햄튼,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 맨유와의 리그컵 일정에 나설 수 없다.
문제는 토트넘의 태도다.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한 상황임에도, 벤탄쿠르의 징계 수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항소까지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벤탄쿠르가 받은 징계 기간과 과정에 대해 여러 구단이 놀랐으며,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 다른 선수들에게 내린 처벌과 다른다고 인식됐다고 알려졌다. 토트넘과 벤탄쿠르가 사례까 됐으며, 선수의 사과와 손흥민의 지지도 불리하게 사용됐다고 믿고 있다'라고 토트넘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토트넘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권리가 있으며, 이 단계를 고려하고 있다. 구단은 징계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당혹감과 좌절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토트넘이 벤탄쿠르의 징계에 대해 당혹감을 느끼며 항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인종차별이 발생했던 6월에도 손흥민의 사과가 나오기 전까지 침묵을 지키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구단에 무려 10년을 헌신한 주장에 대한 동료의 무례한 행동임에도, 입을 닫았다. 당시 팬들의 분노가 가장 컸던 토트넘 한국 SNS 계정에만 업로드를 중단하고, 다른 나라의 토트넘 계정들은 계속 소식을 올리며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까지 있었다. 이후 손흥민의 사과가 나오고 나서야 겨우 입장문을 내걸었다.
손흥민이 용서했음에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고, 이번 징계로 벤탄쿠르 스스로도 다시 행동을 돌아볼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이 징계에 대한 당혹감과 좌절감으로 항소한다면, 결국 벤탄쿠르의 행동을 옹호하고 감싸주는 것밖에 될 수 없다. 손흥민에 대한 예의라고 보기도 어렵다.
벤탄쿠르가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을 기회를 토트넘이 성급한 항소로 날린다면 인종차별에 대한 구단의 좋지 않은 선례로 팬들에게 영원히 남게 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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