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 내려놨었죠."
엄상백(28)은 올 시즌 출발이 '역대급'으로 좋지 않았다. 4월까지 총 7경기에서 1승6패에 머물렀다. 4월 나온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지만, 좀처럼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엄상백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만큼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했다.
엄상백은 "FA를 신청 못하나 싶었다. 그런데 욕심을 내려 놓으니 더 잘 되더라. 한 경기 한 경기 그냥 했더니 타자들도 잘 쳐주고 운도 따라줬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내려놓은' 엄상백은 완벽하게 반등했다. 올 시즌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데뷔 첫 규정이닝을 채우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행사했고, 결국 한화와 4년 총액 78억원이란 대형 계약을 했다.
많은 선수들이 꿈꾸는 'FA 대박'. 엄상백은 덤덤했다. 그는 "좋은 부분도 있지만,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한다"라며 "그만큼 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FA 계약을 앞두고 엄상백은 한 차례 아쉬움을 삼켰다.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 엔트리까지 들었지만,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엄상백은 "아쉽다. 1년 전 (고)영표 형과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시즌을 마친 뒤 '지친다'라고 했는데, '지치는 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2022년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갔고, 2023년에는 아파서 시즌을 마무리 못 지었다. 올해는 지치더라"라며 "대표팀 훈련할 때도 제대로 못 보여드렸다"고 아쉬워했다.
엄상백은 지난 18일 한화 마무리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와서 선수단 상견례를 했다. FA 선수로 계약을 했지만, 11월까지는 KT와 계약이 남은 상황. 훈련은 하지 못하지만 선수단과 친해지고 시간을 보내게 됐다. 엄상백은 "감독님께서 친해지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 스프링캠프 출국 때 선수들을 만났다면 어색했을 거 같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가까이 지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선발진을 돌고 있는 선수들과 친해지고 싶다"며 "몸 관리를 잘하겠다. 아프면 아무래도 운동도 많이 안하게 되고 하향 곡선을 타게 되더라. 균형을 잘 맞추도록 하겠다"고 한화 선발진 한 축으로서의 맹활약을 다짐했다.
미야자키(일본)=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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