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기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말 그대로 미친 활약이었다.
휠체어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 제주 삼다수의 초카이 랜시가 미쳤다면 2차전엔 코웨이 블루휠스의 만능 센터 양동길이 미쳤다.
양동길의 코웨이는 23일 오후 2시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 2024 KWBL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제주 삼다수를 66대58로 꺾고 1승1패를 기록했다. 2024년 휠체어농구 챔피언의 명운은 24일 최종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전날 1차전에선 제주 삼다수가 코웨이 블루휠스를 꺾었다. '일본 국대 에이스' 초카이가 종료 28초를 남기고 경기를 뒤집었다. 57대54 역전승을 거뒀다.
이겨야 하는 2차전 코웨이는 원팀으로 똘똘 뭉쳤다. '천재 가드' 오동석의 부담을 내려주면서 스크리닝에 전념하게 하고 양동길에게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주문한 김영무 감독의 작전이 주효했다. 1쿼터 첫 슈팅 불발 직후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린 양동길은 이날 21득점, 7어시스트, 22리바운드의 맹활약으로 코웨이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호용과 협력수비로 초카이를 막아섰고, 세컨드볼을 어김없이 따내며 제공권을 장악했다. 공수에서 말 그대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양동길은 "오늘 필사의 각오로 나왔었다"며 결연했던 과정을 전했다. "어제 경기 끝나고 나서 감독님 주도하에선수단 전원이 모여서 진솔한 미팅을 했다". 서로 속마음을 터놓으면서 저희가 모두 우승을 원하는 하나의 마음을 확인했고, 우승을 향해 맞춰가는 과정을 조금 다졌다"면서 승리의 이유를 '원팀'에 돌렸다. "팀을 위해 더 희생하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잘하기로 했다. 오늘 제 플레이가 잘 되다 보니까 형들이 오늘 저를 많이 밀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백발백중, 미친 슛 감각을 언급하자 양동길은 "몸 풀 때부터 슛감이 좋았다. 첫 슈팅이 안들어갔지만 궤적이 꽤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감을 갖고 쏘려고 마음먹었고 이후 3연속으로 골이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위기 때마다 터진 양동길과 오동석의 환상 호흡은 백미였다. 코웨이의 역습, 골밑의 양동길이 질주하는 오동석을 향해 던진 롱패스는 두 차례 모두 완벽한 골로 연결됐다. 양동길은 "오동석 선수와는 벌써 10년 가까이 같이 농구를 하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사이다. 제가 리바운드를 잡는 순간 오동석 선수가 달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며 "나는 던지기만 하면 어시스트가 된다"며 미소 지었다. "어제 초카이에게 득점을 많이 내줘서 상대방 에이스인 김동현 선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역전패했다. 2차전에선 초카이에 대한 수비를 좀더 연구하고 나왔고, 김호용 선수와의 협력 플레이가 잘 통했다"며 '동료 형님'들에게 공을 돌렸다.
양동길은 2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질 챔피언결정 최종전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리그 3위팀 코웨이가 초카이와 김동현이 건재한 리그 우승팀 제주를 상대로 2022년 이후 2년 만의 우승컵 탈환을 정조준했다. "저희 김영무 감독님이 늘 말씀하신다. 우리 코웨이는 '위기에 강한 팀'이라고. 플레이오프 때도 '디펜딩챔피언' 춘천 타이거즈에 1차전 패배 후 2연승하며 챔프전에 진출했고, 이번 챔프전에서도 1차전 역전패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늘 또 이겨냈다. 우리는 위기의 경험이 굉장히 많고 이걸 딛고 일어선 경험도 많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역전 우승의 자신감을 표했다.
플레이오프, 챔프전이 연거푸 이어지는 일정, 체력적 부담도 있지만 양동길은 우승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솔직히 지친 면도 있지만 모두 하나돼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있다. 이제 올 시즌 딱 한경기 남았다. 꼭 우승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1-2차전과 마찬가지로 우승의 명운은 초카이 봉쇄에 달렸다. 도쿄패럴림픽 은메달을 이끈 '1999년생 일본 국대' 제주 외국인 에이스 초카이에 대해 양동길은 "초카이와 국가대표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10년째 봐오고 있다. 초카이 선수가 동경의 대상인 적도 있었고, 계속 부딪치면서 꼭 잡고 싶다는 승부욕도 불탔었다"고 돌아봤다. "많이 붙다 보니 이제 초카이의 스피드나 몸놀림에 익숙해진 면도 있다. 제가 굉장히 존중하는 선수지만 농구는 1대1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팀'과 함께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팀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고, 우리 팀의 최고 강점이 조직력이기 때문에 3차전서도 이 부분을 잘 살리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양동길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기업 코웨이와 함께할 우승 순간을 그렸다. "코웨이가 창단 첫 해인 2022년 우승하면서 코웨이 본사 임직원분들과 우승의 느낌을 공유한 소중한 기억이 있다. 최종전에서 그 느낌을 꼭 다시 함께 느끼고 싶다. 우승 트로피를 다함께 들어올리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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