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배구황제의 발걸음을 막아설 이 누가 있으랴.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의 돌풍을 잠재우며 개막 11연승을 달렸다.
흥국생명은 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2, 25-23, 25-18)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11전 전승(승점 32점)으로 거침없이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투트쿠(20득점, 공격성공률 56.7%)가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렸고, 김연경(13득점) 정윤주(9득점) 피치(8득점) 김수지(5득점 3블록)가 뒤를 받쳤다.
반면 최근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뤘던 페퍼저축은행은 이날도 희망찬 분위기를 과시하며 중상위권 도약을 노렸지만, 흥국생명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대로 승점 9점(3승8패)으로 5위에 머물렀다. 외국인 선수 테일러(17득점)가 입단 이후 최고의 경기를 펼친게 위안이었다.
V리그 여자부 최다연승 기록은 현대건설이 갖고 있다. 2022~2023시즌 16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흥국생명으로선 구단 역대 최고기록(13연승)에 도전할만한 흐름은 탔다.
경기전 만난 마르셀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팀과 소통이 좋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개막 11연승 과정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인 경기도 1경기(11/12 정관장전) 밖에 없을 만큼 압도적인 질주다.
아본단자 감독은 연승 욕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우선 플레이오프만 진출하면 된다. 사실 운이 따라준 경기들이 있었다"면서 "아직 보강해야할 디테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투트쿠와 김연경을 잘 뒷받침중인 정윤주에 대해서는 "강점을 살려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훈련도 엄청나게 했다. 이제 경기를 많이 뛰어야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김연경은 어차피 자기 몫을 하는 선수다. 다른 선수들에게 뚫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팀의 살림꾼 노릇을 하고 있는 이한비에 대해서는 "이제 리듬을 찾은 것 같다. 정말 성실한 선수인데, 그 훈련량이 차곡차곡 쌓여 이제 경기력으로 나오고 있다"고 칭찬했다.
1세트부터 접전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 시작하자마자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등 기싸움을 걸었다. 외국인 선수 테일러도 초반부터 적극성을 뽐냈다. 반면 흥국생명은 찬스볼을 올리려던 김연경과 신연경이 겹치는 등 보기드문 실수가 나오며 흔들렸다. 7-8, 15-16으로 페퍼에 한발씩 뒤처졌다.
하지만 승부처에선 달랐다. 17-19에서 김수지가 박정아를 가로막으며 흐름을 바꿨고, 22-22에서 투트쿠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3득점을 따내며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2세트 초반은 정윤주를 앞세운 흥국생명이 먼저 기세를 잡았다. 정윤주는 3-3에서 세터 이고은이 2차례 어려운 패스를 올려주자 이를 과감한 공격으로 연결, 초반 리드를 이끌었다. 주포 투트쿠가 다소 부진하자 이번엔 김연경이 직접 전방에 나서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꾸준히 앞서가던 흥국생명은 세트 막판 페퍼저축은행 장위의 서브 압박에 21-20까지 쫓겼다. 하지만 고비에서 정윤주가 한방을 해줬고, 상대의 쳐내기 때 김연경이 손을 피하는 영리한 동작으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까지 테일러의 맹공에 시달렸지만, 24-23에서 테일러의 조급함이 네트터치로 이어지면서 2세트마저 따냈다.
3세트 들어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흔들렸고, 흥국생명은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11-8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과 김연경-투트쿠-정윤주 삼각편대의 맹폭을 더해 순식간에 16-8, 21-12까지 차이를 벌렸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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