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뉴진스의 계약해지 전략에 K팝신이 경악했다.
뉴진스가 11월 29일자로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해지를 선언했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할 의무를 저버려 신뢰가 파탄났음에도 시정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나 위약금의 부담도 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어도어는 오해를 풀자며 뉴진스를 설득하고 있다.
아티스트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벌인 적은 종종 있었지만, 아예 계약해지를 외친 것은 뉴진스가 처음이다. 이에 업계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진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개정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 전속 계약서'의 '계약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위반하는 경우 2주간 유예기간을 정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해당기간 내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거나 시정될 수 없는 경우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만약 뉴진스의 파격 선언이 인용된다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속출해 K팝신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만약 뉴진스의 주장대로 된다면 전속계약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소속사가 아티스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거나 갈등이 생기거나 하면 일방적으로 계약을 무효화 할수 있게 된다. 만약 제3자가 접근해 템퍼링을 시도한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길이 없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이브와 같은 거대 기업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오는데 중소 기업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티스트를 육성,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지겠나.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해 아이들을 만들어도 언제 계약을 해지당할지 모르는데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갖은 증거를 만드는 것에 더욱 집중하며 서포트를 할 수도 없는 노릇아니냐"고 꼬집었다.
어쨌든 상황은 어도어에게 불리하다.
많은 법조인들이 사실상 뉴진스와 어도어의 계약해지를 막을 길은 없고, 어도어가 울며겨자먹기로 소송을 하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법에 규정된대로 뉴진스가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기 때문에 계약의 유효성은 어도어에서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도어가 계약해지 무효소송을 낸다고 해도 뉴진스의 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 활동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되면 '뉴진스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뒤집는 것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뉴진스에게 공격의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남은 것은 '쩐의 전쟁'이다.
우선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계약해지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뉴진스의 위약금은 4000억~6000억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위약금이 너무 과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에서 감액해주는 경우도 있다.
조면석 법무법인 게이트 대표 변호사는 "(어도어가) 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를 하게될텐데 전혀 걱정할 바는 아니다. 법원 판사님들 배짱으로 세상이 놀랄만한 손해액을 판결할 수 있을까 싶기 때문"이라며 "뉴진스가 기대하는 점은 이런 점이다. 어도어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울며 겨자먹기로 소장을 내게 생겼다. 이런 사건은 법률적인 논리로 이기고 지는 게 아니다"라고 봤다.
하지만 어도어에서 정말 헤어질 결심을 굳히면 보다 냉정한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현재 뉴진스는 예정된 스케줄은 모두 소화하겠다며 일본 TV 아사히 '뮤직스테이션'에 출연했다. 또 7~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요아소비 내한 콘서트 게스트 출연, '2024 SBS 가요대전', 일본 후지 TV '2024 FNS 가요제' '카운트다운 재팬 24/25' 등에도 모두 출연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스케줄이 끝나면 '자유롭게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 팬 소통 플랫폼 포닝을 떠나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을 공유하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어도어에서 이런 뉴진스의 활동을 막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돈줄'을 막아버릴 수는 있다. 전속계약 효력확인 소송 혹은 위약금 혹은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발생하는 뉴진스의 모든 수익에 가압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소송에서는 법원은 절차에 따라 가압류 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이기 때문에 뉴진스의 추후 활동이나 다른 기획사와의 계약 역시 불투명해진다.
K팝신을 뒤흔든 사상 초유의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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