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요즘은 다들 좋은 말만 하려고 한다. 난 야구 선배로서 할말은 해야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제 연예인 다 됐다'는 주변의 놀림에도 개의치 않는다. 방송 활동이 활발한 와중에도 야구 걱정, 야구 생각은 계속된다.
'조선의 4번' 이대호 이야기다. 이대호는 은퇴 후에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야구 꼰대'라는 놀림 속에도 '추강대엽'부터 국가대표팀, KBO리그의 각종 현안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밝힌다.
유명 스타선수들과의 인터뷰처럼 무난한 콘텐츠도 많다. 이대호다운 입담도 여전하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을 돌며 자신의 전 소속팀들을 돌아보고, 고교야구 유망주를 소개하고 짧게나마 원포인트레슨를 진행하는 대형 콘텐츠도 끊기지 않는다.
현역 시절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야구에 진심인 이대호의 솔직함이 눈에 띈다. 그는 고등학생 유망주들에게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다.
'야구 사교육'이 발전하면서 현장의 감독, 코칭스태프 권한이 축소되고, 아이들이 줄면서 오히려 감독이 눈치를 본다는 말도 나오는 아마야구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슈퍼스타이자 레전드이고, 해당 야구부에는 외부인이다. 만나는 시간도 짧다. 확실하게 포인트를 잡아 매섭게 지적해줘야한다는 게 이대호의 속내다.
최근 양준혁 자선야구 현장에서 만난 이대호의 속내는 간명했다. 자신은 '야구 선배'로서 할말을 한다는 것. "은퇴 전부터 아마야구 현장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부산 근방을 예로 들면 부산고 경남고 개성고 뿐 아니라 부산정보고, 부경고, 포항제철고 등도 두루 찾는다. 직접 방망이와 글러브를 잡고 시범을 보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순한 유튜브 콘텐츠가 아니다. 이대호의 시선은 더 멀리 보고 있다.
"잘하는 팀들은 선배들도 많이 찾아온다. 반면에 소외되고 (관심에서)멀리 떨어진 팀들도 있다. 또 앞으로는 대학야구 활성화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대학선수들은 이미 한번의 미지명 아픔을 겪은 선수들이니까 더 그런 마음이 있다."
이대호는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좋은 말만 하는 건 독이 될 수도 있다. 희망을 줄 때는 주고, 혼을 낼 때는 혼도 내야한다. 결국 한국 야구가 발전하려면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야한다"면서 "아마야구 지도자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올림픽, 프리미어12로 이어진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서도 "국가대표는 키우고 성장하는 무대가 아니다. 성적을 내야한다. 경험은 리그에서 쌓고, 국제대회에는 리그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야 야구팬들도 좋아하고, 1000만 관중 시대와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구연 KBO 총재 못지 않은 '인프라' 확대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대호는 잠실 인천 부산 등 신구장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새 구장이 많이 생겨야한다. 팬들도 좀더 안락하게 볼 수 있으니까"라며 "기왕이면 일본처럼 돔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와도, 추워도 선수들이 날씨 걱정하지 않고 뛸 수 있으니까. 일본을 보면 돔구장 한번 잘 지으면 30년, 40년 더 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그는 좌타석에서 예상치 못한 기습번트에 이어 상대 실책 때 2루까지 전력질주를 하는가 하면, 마지막 타석에선 이혜천을 상대로 사직구장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장쾌한 끝내기 안타를 치기도 했다. 그는 "내게 야구는 언제나 진심"이라며 밝게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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