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는 세 명 정도다. 올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스즈키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다.
'슈퍼스타'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이도류'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꿨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두 차례 MVP를 수상하고, 올 시즌 이적하자마자 내셔널리그 MVP를 받았다. 이치로는 19시즌을 뛰면서 통산 3089안타를 쳤다.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0년 연속 200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2004년 262안타를 때려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치로는 만장일치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이 유력하다. 지금까지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야수는 없다. 마쓰이는 2003~2005년 3년 연속 100타점을 올리고, 2009년 월드시리즈 MVP를 받았다. 10시즌을 활약하면서 통산 '175홈런-760타점'을 기록했다. 이치로와 마쓰이는 외야수, 오타니는 지명타자다.
2026년, 또 한명의 스타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날아간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내아수 무라카미 무네타카(24)다.
무라카미가 2일 내년 시즌 재계약을 했다. 올해와 같은 6억엔(약 56억4000만원)을 받는 조건이다. 연봉 재계약은 형식적인 요식 행위다. 2022년 56홈런을 때린 무라카미는 그해 겨울 다년 계약을 했다.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데도, 3년 총액 18억엔에 사인했다. 구단은 3년 뒤 포스팅 시스템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을 승락했다. 무라카미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면서 동기를 부여했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의 '25세 룰'에서 풀린다. 선수도 구단도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다.
2018년 신인 1차 지명 입단. 2019년부터 풀타임으로 뛰었다.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우뚝 섰다. 입단 8년차가 되는 2025년은 그에게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마지막 시즌이다. 좋은 성적을 낼수록 계약 조건이 좋아진다.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재확인하고 내년 시즌 각오를 다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승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구단과 얘기를 나눴다. 부상 선수가 많아 어려움이 있으나 좋은 선수가 있어 전력을 정비하면 우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개인 성적을 올리고 팀 성적까지 나오면 최상의 그림이다.
무라카미는 "내년에는 우승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2022년, '괴물' 무라카미도 거칠게 없었다. 22세, 프로 5년차에 일본프로야구를 뒤흔들었다. 최연소 타격 3관왕에 올랐다. 타율 3할2푼6리-56홈런-134타점. '전설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소프트뱅크 구단 회장)를 넘어 일본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수립했다.
한해 전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야쿠르트는 센트럴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해 무라카미도, 소속팀도 주춤했다.
2023년, 타율 2할5푼6리-31홈런-84타점. 홈런은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타점은 마키 슈고(요코하마)에 밀렸다. 야쿠르트는 5위로 떨어졌다.
올 시즌 무라카미는 홈런(33개)-타점(86개) 타이틀을 되찾았다. 3관왕 탈환을 다짐하며 시즌을 시작했는데 타율만 처졌다. 2할4푼4리에 그쳤다. 아무리 '투고타저'가 몰아쳤다고 해도 아쉬운 성적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4번 자리를 내놓기도 했다. 5~6월엔 2할 타율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려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쿠르트는 가시밭길을 갔다. 2년 연속 5위를 했다. 2021~2022년 연속 우승팀이 급전직하했다.
무라카미는 3루 수비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발이 빠른 것도 아니다. 믿을 건 장타력과 홈런 생산능력이다. 오직 타격으로 어필해야 한다. 내년 시즌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필요한 이유다.
여전히 일부에선 무라카미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의구심을 털어내야할 2025년 시즌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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