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 먹겠다."
코리아컵(구 FA컵) 득점왕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정재희(30)의 고백이다. 포항은 지난 11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서 연장 혈투 끝에 울산 HD를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상승세의 전반기 이후 아쉬웠던 후반기 부진을 털어낸 값진 결과였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코리아컵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포항은 '강호' 비셀 고베(일본)를 상대로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서 3대1로 승리했다. 홈에서만 3경기 연속 승리, 5위에 오르며 16강 진출 희망을 밝혔다.
정재희는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코리아컵 결승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24분 중거리 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행운의 굴절이 있었지만 경기 내내 상대 골문을 두드린 정재희가 노력한 결과였다. 4골로 대회 득점왕에도 올랐다.
고베전에서는 쐐기를 박았다. 포항이 한 골 차이를 유지해 2-1 상황이던 후반 추가시간 1분, 역습 상황에서 수비 사이를 직접 돌파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오른발 슛은 그대로 고베 골망을 흔들었다.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였다. 정재희는 지난 시즌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했다. 올 시즌은 부상 방지를 위해 식단까지 철저히 조절하며 밀가루, 튀김 등의 음식을 끊었다. 올 시즌 44경기를 소화한 원동력이었다.
코리아컵 우승이라는 환희의 순간에도, 자기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승 후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는 질문에 정재희는 "불안해서 못 먹겠다"며 "혹시 먹었다가 안 좋을까봐 입에도 못 대고 있다. 아마 이대로 간다면 은퇴할 때까지 못 먹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꾸준한 활약을 위한 의지, 정재희의 노력이 포항에 ACLE 홈 3연승이라는 큰 기쁨을 안겼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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