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계속 김도영 다음이네요."
3번째 골든글러브 수상. 3년 전 2021년 첫 수상 당시는 터질 것 같은 벅찬 마음에 많은 것을 눈에 담을 수 없었다. 하지만 2년 연속 수상이었던 올해는 달랐다.
"첫 수상 때는 컴컴한 느낌이었어요. 약간 무섭거나 떨리거나 그랬던 것 같은데 오늘은 이렇게 관객들의 눈도 보이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좀 더 즐겼던 것 같고 한 번은 운으로 받을 수도 있지만 또 이렇게 세 번째 수상이라 뜻 깊더라고요. 내년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상인 것 같아요."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 2015년 '천재타자'의 등장을 알리며 화려한 신인상을 받았던 외야수. 성장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딛고 어느덧 완전함의 반열에 올랐다.
최고 외국인타자가 몰려 타격왕 에레디아 조차 탈락한 바늘구멍. 토종 유일 골든글러브 시상은 '최고 외야수'의 인증이었다.
구자욱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최다득표 수상자가 됐다. 260표(90.3%)를 획득, 3루수 부문 수상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280표, 97.2%)에 이어 2024 골든글러브 최다득표 2위에 올랐다. 외야수 부문 수상자인 롯데 자이언츠 레이예스(161표, 55.9%), KT 위즈 로하스(153표, 53.1%)와도 상당한 격차였다.
이로써 구자욱은 2021년 첫 수상 후 2023, 2024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단 하나의 타이틀도 석권하지 못한 무관의 제왕. 괴물 같은 쟁쟁한 외인 외야수를 어떻게 손쉽게 제쳤을까.
사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구자욱은 올시즌 129경기에서 169안타 0.343의 타율, 33홈런, 115타점, 92득점, OPS 1.044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3할 중반의 고타율에 4할대 출루율, 6할대 장타율을 기록했다. 김도영만 아니었다면 MVP로 뽑힐 수도 있었던 놀라운 활약이었다.
실제 구자욱은 큰 표차로 뒤지긴 했지만 김도영과 함께 당당한 MVP 후보였다.
수상의 기쁨에 미처 득표율을 확인하지 못했던 구자욱은 '최다득표 2위'라는 말에 "득표율이 나왔어요? 90%요?"라고 놀라면서 "전 못 봤어요"라고 했다. 김도영에 이어 2위라고 하자 "아, 계속 도영이 다음이네요"라며 좌중을 웃긴 그는 "한국인이라 투표하신 분들이 봐주신 것 같다"며 또 한번 웃음을 던졌다.
구자욱은 "저는 개인타이틀이 과거 득점 1위 밖에 없다. 타이틀은 동료들이 도와 줘야 하는 부분도 있어 운이 좋아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어떤 상보다 골든글러브가 1년 중 가장 큰 목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특별한 기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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