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데이비슨의 성공에만 취해서는 안되는 이유.
외국인 선수 영입, 시즌 농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트리 중 단 3명이지만, 선발 원투펀치에 중심타자를 제대로 뽑지 못하는 팀은 국내 선수 진용이 아무리 좋아도 가을야구를 하기 힘든 현실이다.
투수보다 타자 뽑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투수는 일단 구위가 좋으면 어느 리그에서든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또 미국의 강한 타자들을 상대하다, 파워가 떨어지는 한국 타자들과의 승부가 더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타자는 성공 확률이 투수보다 훨씬 떨어진다. 외야 너머로 공을 때려낼 힘이 넘치는 선수들은 즐비하지만, 한국 야구 특유의 변화구와 제구 승부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많다. 일본은 더하다. 일본 투수들의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는 한국보다 몇 수 위다.
그런 가운데 NC 다이노스가 히트 상품을 배출했다. 올해 새롭게 데려온 데이비슨이 홈런 46개를 치며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타율도 낮지 않았다. 3할6리나 됐다. 504타수 154안타. 준수했다. 출루율도 3할7푼이나 됐다. 걱정됐던 삼진은 142개로 공동 5위 선방(?)을 했다.
파워풀한 스윙으로 '걸리면 홈런' 스타일의 데이비슨이 성공을 거두자, 다른 팀들도 비슷한 유형의 파워 히터들에게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거포 위즈덤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이미 좌타 거포 외야수 플로리얼 영입을 확정지었다.
이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미국에서도 장타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타율이 매우 떨어졌고, 삼진이 많았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유형이었다. 미국에서는 '똑딱이'로 변신하지 않는 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니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구위가 떨어지는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을 선수나 구단이 한 듯 보인다. 데이비슨이 좋은 사례가 됐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데이비슨은 2023 시즌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뛰었다. 처참했다. 19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2할1푼이었다. 안타수 77개, 타점 44개에 그쳤다. 삼진은 무려 120개였다. 그야말로 '공갈포'였다. 그러니 1년 만에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일본에서의 경험과 아픔이 같은 아시아 무대인 KBO리그 성공에 기반이 됐다. 결과적으로는 더 세밀하고 집요한 일본 투수들을 상대하다, 한국 투수들을 만나니 수월했을지 모른다. 데이비슨은 한국에 오기 전 "일본보다 한국이 더 미국식 야구에 가깝다고 들었다"며 타석에서의 답답함을 풀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는데, 실제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위즈덤과 플로리얼은 아시아 야구가 처음이다. 이들에게는 한국 투수들의 집요한 변화구 승부도 난생 처음 경험하는 야구 스타일이다.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이들이 30홈런, 40홈런을 칠 거라 단정지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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