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재임용 불가에 대한 대표팀 감독-코치의 반발 사태'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재임용 평가 과정에서 불공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19일 스포츠조선이 입수한 '이의신청 답변서'에 따르면 협회는 외부 평가위원 선정을 김택규 회장에 위임하고, 대한체육회의 지도자 평가방식 권고안을 왜곡하는 등 불공정 평가를 사실상 자인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의신청 답변서는 김학균 대표팀 감독과 코치 2명이 제기한 이의신청에 대해 협회가 회신한 것이다. 김 감독 등은 최근 협회가 성과평과를 통해 재임용 불가를 결정하자 지침 위반, 불공정 등을 이유로 반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스포츠조선 12월9일 단독보도>
협회는 답변서에서 평가위원 5명 중 경기력향상위원회 내부인사 2명을 제외한 외부인사 3명은 김 회장에 위임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회장이 선임한 외부인사 3명은 과거 김 감독과 대표팀 지도자 공개모집에서 경쟁했거나, 평소 김 감독과 반목하는 인사와 그 측근이었다.
김 회장은 '안세영 작심발언 사태' 이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검사에서 각종 부실행정, 배임·횡령 지적을 받고 해임 요구를 받은 데다,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평가를 받아야 할 회장이 남을 평가하는 위원 선정에 전권을 행사했다는 데에서 불공정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협회는 또 "지난 9월, 11월에 '주요 국제대회 성적을 고려해 공정한 채용이 될 수 있도록 하라'는 문체부-대한체육회의 지도자 재임용 지침 공문을 패싱하고 2020년 체육회가 통보한 재임용 평가표 예시를 근거로 예정에 없던 정성평가를 포함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김 감독의 이의 제기에 대해서는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체육회의 평가표 예시를 기초로 대표팀 운영에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항목을 확정했다'며 평가지침을 공개했다.
협회가 셀프 수정한 평가지침도 의혹 투성이였다. 체육회가 권고한 평가표 예시는 '경기성적 30점+경기력향상 20점+지도역량 30점+코칭행동 20점'을 배정했다. 윤리성·선수와의 소통 등을 평가하는 '코칭행동'이 정성평가적 요소이고 나머지 정량평가는 80점이다.
반면 협회는 이번 평가에서 '경기성적 25점+경기력향상 25점+지도역량 15점+의사소통 10점+국제대회 출전관리 10점+면담평가 15점'으로 지침을 만들면서 '지도역량'을 주관적 평가 항목으로 변형해 정량평가 50점+정성평가 50점 체제로 만들었다. 특히 체육회 지침에 없는 면담평가를 신설해 15점이나 배정했다. 재임용 커트라인이 80점인 점을 감안하면 결정적인 배점이다. 그 면담평가를 김 회장이 선임한 평가위원들이 맡았다.
협회는 답변서를 통해 "지도자 성과평가를 처음 하는 것이라 관련 규정은 없다. 다만 지도자 임용 시 했던 절차를 참고해 경향위와 회장이 상의해 평가위원을 정했다"면서 이번 재임용 평가가 졸속으로 시행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김 감독은 "아마추어 모든 종목에 세부 파트별 전략 종목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협회는 정량평가에서도 모든 코치들이 받은 점수의 평균을 감독에게 적용해 불리하게 만들었다"며 "불공정 평가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어떻게 수긍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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