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우!"
2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실.
승장 김호철 감독이 착석했다. 경기 기록지를 살펴보던 김 감독은 자기도 모르게 "어우"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왜 그랬을까.
육서영의 득점을 본 것이다. 육서영은 이날 혼자 16점을 몰아쳤다. 3대0 셧아웃 경기였으니, 높은 득점력이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자인 동료 빅토리아(20득점)에 이은 2위 기록. 그리고 올시즌 한 경기 최다 17점(11월14일 GS칼텍스전)에 이은 2위 기록이기도 했다.
빅토리아에는 밀렸지만, 영양가는 훨씬 높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 초반부터 중요한 순간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존재감이 훨씬 컸다. 육서영과 함께 황민경(10득점)이 왼쪽 포지션에서 상대를 지배하자, 손쉽게 경기가 풀렸다. 2세트에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7득점을 하는데, 공격성공률이 무려 75%였다.
육서영은 이날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다. 지독한 감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감기 때문에 연습도 안하고 뛰었다. 연습을 안하니 더 잘한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이어 "계속 잘해주고 있다. 공격에서 특히 잘해준다. 그래서 위안이 된다. 육서영 덕에 빅토리아가 쉬어갈 타이밍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시즌을 앞두고 3년 21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에 이소영을 데려왔다. 하지만 어깨가 아픈 이소영은 여지껏 제대로 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돈만 쓰고, 이소영이 뛰지 못해 팀이 무너졌다면 분위기가 크게 침체될 뻔 했는데 육서영이라는 신데렐라가 탄생하며 기업은행은 봄 배구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기업은행은 31일 정관장과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두 팀은 승패, 승점이 같은 3, 4위다. 중요한 경기다. 김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라 두 팀 다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빅게임이라고 하는데, 볼 것도 없이 지면 안되지 않겠나. 홈이 아닌 원정 경기나 부담 없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3라운드까지 이런 성적이 나올 거라 생각 못했다. 선수들이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았을텐데 잘 견뎠다. 일단 정관장전 결과를 떠나 선수들을 쉬게 해줄 것이다. 4라운드 후반 어려운 경기들이 연속으로 잡혀있는데, 거기서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화성=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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