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할리우드 배우 바이런 만(57)이 영화 '소주전쟁'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5월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바이런 만은 '소주전쟁' 한국 프로모션을 위해 개봉 전날 내한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는 "사실 할리우드에서는 극장마다 돌아다니면서 관객들과 만나는 일이 잘 없다. 영화는 관객들을 위해 만드는 건데, 직접 만나서 관계를 형성하는 게 좋더라. 또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극장에 계셔서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으로 한국 영화에 도전하게 된 계기도 전했다. 바이런 만은 "2023년 2월쯤 매니저가 한국 제작사로부터 제안이 왔다고 하더라"며 "아마 제가 한국어를 잘 못하는 걸 알 텐데, 3개월 정도 한국에 체류하면서 영화를 찍어야 한다고 해서 제작사에서 실수로 제안을 주신 줄 알았다. 근데 대본을 읽어 보고 제 역할이 투자은행에 소속된 중국계 미국인 역할인 걸 알고 흥미를 느꼈다. 이후에 제작진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선택 기준에 대해선 "아무래도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점점 더 까다로워진다. 제 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나쁜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 않다"며 "이번에 '소주전쟁'을 촬영하면서 한국 영화계가 왜 전 세계 최고 중 하나인지 실감하게 됐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보고 있지 않나. 영화에 출연하기 전에는 유해진과 이제훈이 어떤 위상을 가진 배우인지 잘 몰랐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같이 작업을 하면서 동료 배우로서 접근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바이런 만은 '소주전쟁'에서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홍콩 본부장 고든 역을 연기했다. 고든은 인범(이제훈)이 추진하는 국보소주 매각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로 넘어오는 인물이다. 그는 현장에서 본 이제훈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였다. 일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더라. 또 함께 출연한 신을 여러 테이크 갔는데, 본인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하더라. 그런 점이 인상 깊게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이제훈은 작품 안에서 많은 양의 영어 대사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런 만은 "전체 대사의 30~40%가 영어여서 쉽지 않았을 거다. 그동안 영어로 연기한 경험이 거의 없었을 텐데 그걸 소화해 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배우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인데, 대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작품에 출연하기로 마음먹고 치열하게 열심히 준비해 왔다는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유해진과 이제훈이 출연한 작품을 본 적 있는지 묻자, 바이런 만은 "촬영 중에 두 배우의 작품을 좀 봤다. 유해진이 출연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봤고, 이제훈의 작품은 제목이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드라마 시리즈물이었다"고 답했다.
바이런 만은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멋진 한국 배우들과 촬영한 것은 제 인생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소회를 전한 바 있다. 그는 "제가 한국어를 잘 못하는데, 한국 영화에 나오게 된 게 놀라워서 하이라이트라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한국에서 촬영했던 것도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한국 문화와 영화계를 경험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감격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소주전쟁'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바이런 만은 "한국에서 '소주'를 소재로 다룬 첫 영화라고 들었다. 제가 한국 관객이라면 이 작품을 보고 싶을 것 같다. 인생에서 고민해 보고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니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또 유해진과 이제훈의 캐릭터가 워낙 좋지 않나. 평범한 소시민과 신세대 젊은이의 충돌하는 과정을 보는 맛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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