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 2011년 카타르 자본에 인수된 파리생제르맹의 꿈은 유럽챔피언이었다.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으며 슈퍼스타들을 긁어모았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데이비드 베컴, 치아구 시우바, 마르코 베라티, 에딘손 카바니, 마르퀴뇨스, 다비드 루이스, 앙헬 디 마리아,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 다니 아우베스, 잔루이지 부폰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을 줄줄이 영입했다. 2021년 여름이 정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라모스, 아슈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까지 품었다. PSG는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별들의 집합소'였다.
프랑스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2012~2013시즌을 시작으로 13시즌 동안 무려 11번이나 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트로페 데 샹피옹도 11번, 쿠프 드 프랑스도 8번이나 거머쥐었다. 하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UCL)는 달랐다. 좀처럼 손에 닿지 않았다. 매시즌 16강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PSG는 UCL을 위해 카를로 안첼로티, 로랑 블랑, 우나이 에메리, 토마스 투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등 내로라 하는 명장들을 데려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9~2020시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네이마르-메시-음바페라는 축구 역사상 최강의 스리톱을 구성한 PSG는 2022~2023시즌 호기롭게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충격의 16강 탈락이었다.
결국 PSG는 변화를 택했다. 갈락티코 정책을 내려놨다. 2023년 여름, 메시, 네이마르, 라모스를 내보냈다. 대신 이강인, 우스망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 등 젊은 재능들을 데려왔다. 바르셀로나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역동적인 스타일로 체질개선에 나섰다. 2023~2024시즌 리그1, 쿠프 드 프랑스,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으로 '미니 트레블'을 달성한 것은 물론, UCL 4강 진출로 가능성을 보였다.
2024~2025시즌, PSG는 음바페와 결별했다. 상징하는 바가 컸다. 음바페 없는 시대를 준비하던 엔리케 감독은 자신의 색채를 더욱 짙게 했다. 20대 초반의 젊은 자원들이 주를 이룬 PSG는 이전과는 다른, 빠르고, 역동적이며, 많이 뛰는 축구로 탈바꿈했다.
뎀벨레는 중앙 공격수로 위치를 바꾸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뎀벨레는 무려 33골을 넣으며, 가장 강력한 발롱도르 후보로 떠올랐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부족한 창의성을 채워줬고,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두에도 속도를 더했다. 파비안 루이스-비티냐-네베스로 꾸려진 중원은 탄탄했고, 누누 멘데스-파초-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로 이어진 포백은 견고했다. 돈나룸마는 매경기 선방쇼를 펼쳤다.
과거보다 이름값은 떨어졌지만, 경기력은 더욱 좋아졌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뛴 PSG는 강력했다. 초반 시행착오를 겪으며, 리그 페이즈 15위로 플레이오프 끝에 16강에 오른 PSG는 토너먼트부터 놀라운 질주를 이어갔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리버풀을 승부차기 끝에 꺾은 PSG는 8강에서 애스턴빌라에 합계 5대4로 앞서며 4강에 올랐다.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린 아스널과의 4강전에서 2연승으로 상대를 압도한 PSG는 결승에서 인터밀란을 무려 5대0으로 꺾으며 마침내 빅이어를 들어올렸다. 최근 현대축구의 화두는 빠른 트랜지션이다. 빠르게 압박하고, 빠르게 공격해야 한다. 쉴 틈 없이 그라운드를 누벼야 한다. 잘 뛰는 A급이 못 뛰는 S급보다 낫다. PSG의 우승이 증명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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