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낯선 원정, 하지만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라크 원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일 이라크 원정길에 오른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돼 전세기편으로 출국한다. 시즌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캡틴'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한 K리그, J리그, 유럽파 선수, 홍 감독 및 코치진이 전세기를 탄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및 중동파 선수들은 이라크 바스라 현지에서 합류한다. 대표팀은 오는 6일(한국시각) 바스라에서 이라크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9차전을 마친 뒤 전세기편으로 귀국한다.
축구 대표팀이 이라크 원정에 오르는 건 35년 만이다. 1990년 2월 15일 바그다드 샤브스타디움에서 치른 친선경기가 마지막 이라크 원정이었다. 당시 한국과 이라크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라크는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국가다. 2017년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점령지를 모두 수복했다. 그러나 IS 잔당들의 소규모 게릴라식 테러가 빈번히 일어나는 등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정부 의견에 따라 이라크전을 제3국에서 치를 수 있도록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라크가 예선 기간 내내 홈 경기를 바스라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했다는 게 이유였다. 외교부는 '예외적 여권 허용' 절차를 통해 이라크 원정이 가능하지만, 체류일(3박5일) 및 인원을 최소화 하라는 지침을 축구협회에 전했다. 때문에 기존 전세기 이용 시 함께 했던 취재진 및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도 이번 이라크행에는 빠진다.
3차예선 현재 승점 16으로 B조 1위인 한국은 3위 이라크(승점 12)와 비기기만 해도 남은 쿠웨이트전 결과와 관계 없이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이내 성적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패하면 이라크 뿐만 아니라 2위 요르단(승점 13)과도 최종전까지 본선 직행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실낱같은 본선행 희망을 안고 마지막 홈 경기에 나설 이라크의 분위기가 대단할 수밖에 없다.
AFC 입장대로 지난 예선 기간 바스라에서의 이라크 홈 경기시 상대팀을 향한 위협이나 경기 중 테러, 소요 사태 등의 불상사는 없었다. 그러나 축구협회 관계자는 "앞선 예선에서 매번 관중 난입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원정 기간 현지 팬들의 일방적 응원, 야유를 이겨내는 것은 물론, 불의의 사고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번 경기 주최 측인 이라크축구협회는 한국 대표팀 신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 주이라크 한국 대사관 역시 이라크 정부에 대표팀 신변 안전을 위한 협력을 당부해놓은 상태다. 또 대표팀 원정 기간 대사관 관계자가 상주할 예정이며, 선수단은 방탄 차량과 경호 인력 보호 속에 현지 체류 일정을 보낸다.
홍명보호에 중동 원정길은 낯설지 않다. 이번 3차예선 기간 4번의 중동 원정에선 무패(3승1무)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무더위, 잔디 상태 적응에 대한 우려는 사실상 없다. 그러나 앞선 경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한 치안은 이번 승부의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진다. 이라크가 바스라에서 3차예선 4경기에서 무패(2승2무)로 강하고, 한국 못지 않은 동기부여로 가득하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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