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또 한번 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 최근 떠오르는 트레이드 맛집인 롯데가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쓸 준비를 한다.
롯데는 2일 KT 위즈로부터 투수 박세진을 받고 외야수 이정훈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왼손 불펜 보강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잡고 움직였다. 당장 1군에서 쓸 수 있을지는 물음표. 박세진은 올해 KT에서는 1군 등판 기회가 없었다. KT는 불펜을 비롯한 마운드 수준이 리그 정상급인 팀이다.
롯데 구단은 "박세진이 좌완 투수 선수층을 두껍게 해 향후 팀 전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조금은 모호한 평을 남겼다.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을지는 팀에 합류한 이후에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세진에게 붙는 수식어는 비운의 1차지명이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했으나 1군에서 거의 빛을 보지 못했다. 올해까지 10년 통산 1군 42경기에 등판해 1승10패, 1홀드, 80이닝, 평균자책점 7.99에 그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5년 전만 해도 박세진을 기대주로 꼽았다. 왼손이라고 해도 직구 구속이 시속 140㎞ 초반대로 빠르지 않았는데,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박세진은 1차지명다운 잠재력을 지녔다는 말은 충분히 들었지만, 1군 마운드 위에서는 거의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2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2세이브, 4홀드, 23⅔이닝,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삼진 24개를 잡으면서 4사구는 16개를 허용했다. 제구 불안 문제는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롯데가 트레이드 맛집이라는 데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롯데는 지난해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을 꾀했다. 첫 성공 사례가 3루수 손호영이다. 지난해 3월 투수 우강훈을 LG 트윈스에 내주면서 손호영을 데려왔다. 당시 한동희는 부상 재활을 하는 동시에 입대를 앞두고 있었고, 김민성은 부진했다. 비어 있는 3루를 손호영으로 채우면서 공수에서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두산 베어스와 꽤 큰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는 2023년 1라운드 유망주 외야수 김민석을 비롯해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두산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데려왔다. 2022년 신인왕 출신인 정철원이 올해 롯데 필승조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놀라울 일은 아니었는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전민재의 성장은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전민재는 두산에서 마지막 시즌인 지난해 100경기를 뛴 선수였지만, 프로에 입단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통틀어 1군 77경기 출전이 전부인 선수였다. 지난해 준주전급으로 빠르게 경험치를 쌓은 덕분인지 올해 타율 0.377(146타수 55안타)로 팀 내 타격 1위에 오르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박세진은 전민재와 같은 트레이드 성공 신화가 될 수 있을까. 멀리 가지 않고 친형 박세웅의 사례만 참고해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박세웅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4년 KT 1차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5년 5월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포수가 필요했던 KT는 장성우를 받으면서 과감히 박세웅을 포기했는데, 박세웅은 현재 롯데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해 있다. 올해는 12경기에서 8승3패, 72⅔이닝,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하고 있다. 박세진은 10년 전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걸은 친형의 도움을 받아 뒤늦게나마 야구 인생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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