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호령이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수비 잘하는 선수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 시즌 김호령(33)을 중견수로 중용하고 있다. 개막부터 김호령을 주전 중견수로 고려했던 것은 아니다. 우익수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고, 중견수 최원준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면서 대체 선수가 필요했고 2군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던 김호령에게 기회가 갔다.
김호령은 군산상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 시절부터 수비는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던 선수. 정수빈(두산 베어스) 박해민(LG 트윈스) 등 리그 정상급 중견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데, 타격이 늘 발목을 잡은 케이스였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2년 연속 시즌 타율이 1할대에 머물면서 갈수록 1군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만년 백업에 그치려던 차. 김호령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일단 특기인 수비로 흔들리는 외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줬고, 타격 페이스도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즌 첫 안타를 친 지난달 17일 광주 두산전부터 4일 잠실 두산전까지 17경기에서 타율 0.300(50타수 15안타), 5타점, OPS 0.784를 기록했다.
프로 11년 통산 타율이 0.237인 타자에게 어떤 변화가 생긴 걸까.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홍세완 KIA 타격코치는 "호령이가 원래 갖고 있는 것은 좋은데, 하도 폼만 바꾸다가 끝나는 것 같아서. 며칠 전에 감독님이 폼을 바꿨던 것 같다. 그게 어떻게 보면 선수한테 맞는 것이고, 경기 때 잘 치는 것은 자기가 어떤 코스를 쳐야 되는지 아니까. 쳐야 하는 것과 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잘 판단해서 들어가는 것 같다. 폼은 조금 크로스돼 있는 것을 안으로 들어와서 치는데, 몸이 빨리 열리다 보니까 방망이 자체가 조금 뒤에서 맞아서 우측으로 나가는 타구들이 많았다. 지금은 좌측으로 나가는 타구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런 게 조금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령탑은 김호령이 1군에서 꾸준히 기용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충분히 그전에도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갖고 있는 것도 충분히 많은 친구인데, 지금까지 그런 것들을 많이 못 보여줬다. (타격 폼을) '이렇게 한번 해보자'고 하면 '예'하고 가다가 또 2군을 가게 되거나 이러면 바꾸고 이런 게 있었다. 지금은 올라오면서 '이제 중견수는 너밖에 없으니까. 중견수로 쓸 거니까 조금 편하게 한번 해봐'라고 했다. 중견수가 없으니까 내가 대타로 안 바꾸지 않나. 그러니까 계속 나가면서 자신감도 찾고, 수비도 초반에 조금 흔들리거나 이런 타구들도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잘 나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야구라는 게 심리인 것 같다. 호령이가 조금씩 이제 찾아가니까 실력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수비는 지금보다 더 바랄 게 없다.
이 감독은 "호령이가 중견수로 나가서 (최)원준이가 우익수에 있으면 그래도 어려운 타구를 쉽게 잡아낼 수 있는 이런 선수들이 포진하면 투수들도 심리적으로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던질 수 있으니까. 그러면 조금 더 계속 팀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게 수비 잘하는 선수들을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령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수비를 잘하는 선수기 때문에. 계속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고 그러겠지만, 지금 생각과 자기가 갖고 있는 주관 그대로 밀어붙이면 괜찮은 시즌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홍 코치 역시 "호령이는 안 되면 다시 타격 폼을 바꾸는 게 문제였다. 안 되더라도 지금 폼을 계속 꾸준하게 유지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지금은 잘되니까 계속 그 폼으로 치고 있지 않나. 결과가 좋으니까 그런 건데, 결과가 안 좋았을 때 또다시 호령이는 고민하고 다른 폼으로 바꾸려 할 것이다. 안 되더라도 꾸준하게 계속하다 보면 타율은 그렇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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