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40살 호날두는 아직 죽지 않았다...8강-4강-결승 미친 활약→포르투갈 네이션스리그 우승 "이보다 기쁜 건 없다"

by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포르투갈이 유럽 정상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2대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대3으로 승리해 우승했다. 포르투갈 역사상 두 번째 네이션스리그 우승이다.

포르투갈은 4-2-3-1 전형으로 경기에 나섰다. 호날두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2선에는 페드루 네투, 브루노 페르난데스, 치코 콘세이상이 위치했다. 중원은 베르나르두 실바와 비티냐가 지휘했고, 수비는 누누 멘데스, 곤살루 이나시우, 후벵 디아스, 주앙 네베스로 구성됐다. 골문은 지오구 코스타가 지켰다.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포르투갈과 맞섰다. 니코 윌리엄스, 미켈 오야르사발, 라민 야말이 전방에 나섰고, 미드필드는 파비안 루이스, 페드리, 마르틴 수비멘디가 맡았다. 수비진에는 마르크 쿠쿠렐라, 딘 후이센, 로뱅 르노르망, 오스카 밍게사가 나섰고, 골문은 우나이 시몬이 사수했다.

전반 초반부터 양 팀은 기회를 주고받았다. 전반 5분 실바가 만들어준 찬스에서 주앙 네베스가 결정적인 슈팅을 놓쳤다. 반격에 나선 스페인이었다. 전반 15분 니코 윌리엄스의 패스를 페드리가 살리지 못했다. 2분 뒤 니코의 직접 슈팅도 무산됐다.

전반 21분, 수비멘디가 포르투갈 수비의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앙 네베스가 페널티박스에서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가볍게 밀어넣었다. 그러나 곧바로 5분 뒤, 포르투갈이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왼쪽에서 페드로 네투의 패스르 받은 누누 멘데스가 과감한 드리블 돌파 후 왼발 슈팅으로 응수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스페인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반 종료 직전 포르투갈의 수비 집중력이 순간 흔들렸다. 스페인이 역습에 나섰다. 천재 미드필더 페드리가 오야르사발에게 찔러줬고, 오야르사발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다시 한 번 균형을 맞췄다. 후반 16분, 누누 멘데스가 이번에도 나섰다. 과감한 개인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려줬다. 이를 호날두가 쿠쿠렐라의 견제를 이겨내며 마무리했다. 개인 통산 938번째 골이었다.

2대2 상황에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하는 분위기였다. 포르투갈에서 터진 변수는 호날두의 부상이었다. 호날두는 경기 막판 경기장에 주저앉아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주장이자 리더인 호날두의 부재는 포르투갈에 치명적일 수 있었다.포르투갈 입장에서는 다행히 스페인의 반격이 거세지 않았다. 연장전에서는 서로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 치르는 경기였고, 빡빡한 일정 속에 선수들의 체력은 이미 다 고갈된 상태였따.

결국 마지막 희비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1번부터 3번 키커까지 양 팀 모두 성공했지만, 스페인의 알바로 모라타가 4번째 키커로 나서서 코스타에게 막히며 포르투갈이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주앙 네베스가 골망을 흔들며 포르투갈이 유럽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8~2019시즌 초대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포르투갈은 6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호날두에게 이번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였던 모양이다. 승부차기 동안 벤치에 앉아 있던 그는 긴장감을 이기지 못한 듯 디오고 달롯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상황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다. 포르투갈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그는 참았던 감정을 터뜨렸다. 눈물을 흘리며 동료들과 얼싸안았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며 기쁨을 만끽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포르투갈의 우승보다 기쁜 건 없다. 다리가 부러져도 괜찮다"며 나라를 위한 사랑을 보여줬다. 실제로 이날 호날두는 워밍업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이를 참고 후반 막판까지 몸을 불살랐다.

네이션스리그가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월드컵이나 다른 대륙컵처럼 위상이 높지는 않지만 호날두가 얼마나 축구에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눈물이었다. 불혹의 나이에도 호날두는 동료들의 도움만 받아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아니었다. 호날두는 덴마크와의 8강 2차전, 독일과의 준결승, 이번 결승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부터 호날두는 9경기에서 8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시상식에서는 호날두가 팀의 중심에 섰다.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 그는 이로써 두 번째 유럽네이션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호날두 커리어 국가대표 3번째 트로피다. 유로 2016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호날두는 지난 2019년에도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포르투갈은 호날두 이전과 이후의 시대가 확연히 다르다. 호날두가 있기 전까지는 어느 대회에서도 우승해보지 못한 나라가 호날두 이후 유럽 최정상에만 3번이나 올랐다. 호날두는 마지막 남은 월드컵이라는 조각을 위해서 내년에도 달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