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랫동안 침묵하던 한화 이글스 베테랑 타자 안치홍이 부활했다.
LG와의 선두 쟁탈전에서 이틀 연속 멀티히트로 33일 만의 단독 선두 등극에 힘을 보탰다.
안치홍은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LG전에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5타수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 마다 2루타를 터뜨렸다.
0-1로 뒤진 7회말 선두 채은성의 안타와 대주자 이상혁의 도루로 만든 1사 2루에서 세번째 타석에 등장한 안치홍은 장현식과 7구째 끈질긴 승부 끝에 149㎞ 속구를 밀어 몬스터월을 강타하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1-1 동점. 이어진 1사 1,3루에서 황영묵이 투수 앞 번트 안타로 한화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안치홍의 동점 적시타로 이어진 상황이었다.
안치홍은 2-2로 맞선 11회말 번트 병살타로 순식간에 2사가 된 이후 5번째 타석에 섰다. 허무함 속에 쉽게 마지막 타자가 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안치홍은 끝까지 집중했다. 박명근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34㎞ 체인지업을 당겨 좌익선상 2루타로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이재원의 짧은 좌전안타 때 끝내기 득점을 위해 홈으로 쇄도했지만, 전진수비하던 좌익수 송찬의의 정확한 송구로 태그아웃. 경기는 아쉽게 2대2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아쉬움을 삼킨 다음날인 15일 LG전. 2번 지명타자로 격상됐다.
이날도 활약은 이어졌다. 4타수2안타 2득점 맹활약으로 10대5 승리를 이끌었다. 4-4 동점을 만든 4회와 9-4 역전을 만든 5회까지 빅이닝 마다 선두 타자 안치홍의 안타 출루가 있었다. 추격을 시작하는 첫 득점도 안치홍이 올렸고, 5-4 결승득점도 안치홍이 올렸다.
이날 2안타 2득점으로 안치홍은 미뤄둔 통산 900득점(36번?)과 2700루타(32번째)를 동시에 달성했다.
무려 4시간48분 동안 경기에 집중하느라 기록달성을 까맣게 잊고 있던 안치홍은 "솔직히 전혀 생각 안 했고, 생각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 전광판에 나오는 것도 못봤다"고 했다. 그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기분 좋을 뿐이고, 중요한 경기에서 살아나는 모습 보여드려서 기분 좋다"고 승리에 힘 보탬을 먼저 기뻐했다.
2경기 연속 멀티히트. 이전까지 멀티히트 경기가 단 한번 뿐이었을 만큼 안치홍의 슬럼프는 길었다.
전날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 팀 필승조 공을 공략해 밀고 당겨서 터뜨린 2개의 2루타는 반등의 신호탄이었다.
안치홍은 "그동안 팀에도 미안하고 스스로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팀에 더 기여해 더 편해지고 싶다"며 표현하지 못했던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이어 "(1위가 됐는데) 중요한 경기를 이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 선수들이 압박감, 긴장감 있는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전날 11회 말 2사 2루주자로 이재원의 안타 때 홈에서 끝내기 아웃 주자가 됐던 안치홍은 "어제 마지막 주루 상황을 의식해서 오늘 소극적으로 뛰지는 않았다. 오늘 2루타성 타구가 있었지만, 점수 차가 있었기 때문에 승부를 볼 상황은 아니어서 멈췄다. 어제는 송구가 너무 정확했다"며 웃었다.
베테랑 채은성도 시즌 초 긴 슬럼프를 극복하고 한화의 해결사로 돌아온 상황. 또 다른 베테랑 안치홍까지 부활하면서 성장중인 젊은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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