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 "수비는...당분간 방망이만 잘 쳤으면 좋겠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베테랑 타자 안치홍의 부활에 기뻐했다.
안치홍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회 천금의 선제 결승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6대0 승리를 이끌었다.
여러모로 주목을 받은 홈런이었다. 올시즌 극심한 부진을 떨쳐내고 친 시즌 마수걸이포. 호투하던 롯데 선발 데이비슨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는 홈런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대전 2연전에서 연속 멀티히트를 치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더니, 홈런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여기에 안치홍은 2009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서 화제가 됐다. 일찍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는데, 큰 불편함 없이 야구를 하다 최근 검진을 통해 안경 착용을 권유받아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많은 부분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프로 선수 특성상, 안경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안치홍에게는 좋은 선택이 됐다. 안경을 착용하자마자 홈런을 쳤으니.
18일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안치홍에 대해 "나는 처음에 안경을 쓴지도 몰랐다. 나도 TV로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어려운 선택을 해준게 굉장히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흐름상 굉장히 중요한 홈런이었다. 홈런은 어느 타이밍에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야 홈런의 힘이 커진다. 어제 홈런은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을 주는 홈런이었다. 치홍이가 잘 치니 우리 팀이 밝아진다. 여러모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안치홍 스스로도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하자 "선수가 잘 안될 때는 감독도 얘기하기가 어렵다. 스트레스 받는 걸 뻔히 아는데, 연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짓눌렸던 어깨도 조금 편해진 것 같고, 밝아진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안치홍은 안경을 선택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내야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구가 불규칙하게 튀어 안경을 때린다면, 눈에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실제 안경을 착용하고 뛰는 내야수는 많지 않다. 있어도 특수 고글이다. 안치홍은 "앞으로 1루든, 2루든 수비를 나가도 안경을 끼고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단 한화는 1루에 채은성, 2루에는 이도윤이 잘해주고 있다. 김 감독은 심우준이 오면 하주석도 2루로 돌려볼 생각이다. 당장 안치홍이 수비에서 급하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김 감독은 "수비는, 당분간은 그냥 잘만 치면 고맙겠다"며 웃엇다. 이어 "지금 수비는 충분히 잘 돌아간다. 전반기 끝날 때까지는 타격에만 전념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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